"밖에 나가지 말라. 내일 투표해라"…美서 수상한 자동전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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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 지역번호만 316개…미 전역서 발생"
누가 왜 '가짜뉴스' 퍼뜨리는지는 불분명
FBI, 국토안보부(DHS)와 합동수사 나서
미국 대선일인 3일(현지시간) 미시간 등 경합주(스윙스테이트)에서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내용의 자동 음성녹음전화(로보콜)이 급증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 일부 유권자들은 선거일이 아닌 4일에 투표하라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FBI가 이같은 로보콜에 대해 대선 투표 참여를 방해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의문의 전화에는 음성합성된 여성의 목소리로 "집에 있어야 할 때다. 안전하게 집에 있어라"라는 말이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나 '투표' 등 단어는 따로 나오지 않았다.
로보콜의 발신자나 발신 의도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로보콜이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억제하려는 시도라고 보고 있다. 자동음성녹음 전화는 전달이 빠르고 저렴한 편이라 대중이 집에 머물도록 부추기기 편한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대표적 경합주인 미시간에선 "오늘은 투표 대기 줄이 길다. 오래 기다리지 않으려면 내일 투표하라"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대선 투표는 3일 하루만 열린다. 이같은 로보콜은 지난달부터 포착됐으나 대선 당일 급증했다. 통신보안업체 유메일은 이날 미 전역에서 '안전하게 집에 있으라'는 내용의 로보콜이 분당 1000~1500통 걸려 왔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3배 많다.
알렉스 퀼비치 유메일 최고경영자(CEO)는 "누가 로보콜 발신 배후에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며 "발신 지역번호만 해도 316개에 달하는 것을 보면 거의 미국 전역에서 걸쳐 전화가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시간과 뉴욕주 등 당국자들은 이날 시민들에게 로보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데이나 네셀 미시간주 법무장관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미시간주 플린트시 등에서 '투표장에 사람이 몰렸으니 내일 투표해야한다'는 등의 로보콜이 돈다는 보고를 여러차례 받았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정보로 투표를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투표장에 가도 긴 대기줄은 없고, 오늘이 투표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강조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