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사표 하루 만에 "부총리 계속 수행...정치쇼 비판은 유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인사권자 뜻에 맞춰 부총리 직무수행에 최선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표를 낸 지 하루 만이다. 홍 부총리는 사의 표명이 "정치쇼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질의에서 사의 관련 일련의 사건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주식 양도소득세 요건 관련 "앞서 두 세 달 동안 논란에 대해 책임 있게 반응해야 하지 않나 해서 물러날 뜻을 전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에 대해선 정말 진심 담아서 사의를 표명한 것인데 정치쇼라고 말한 데 심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인사권자의 뜻이 발표됐다"며 "인사권자 뜻에 맞춰서 부총리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전날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이 유지된 데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홍 부총리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밝혔다.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은 내년 4월부터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현행 유지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홍 부총리는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공평 차원에서 기존 발표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민주당 내에서는 홍 부총리에 대해 "예산을 심의하는 자리에서 굳이 본인의 거취를 공개적으로 할 정도로 절박한 사유가 있느냐"(기동민 민주당 의원)며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예산 심사가 바로 코 앞에 두고 시작하는 즈음에 국회에서 사의 표명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라고 지적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의 사직서를 즉각 반려하고 재신임했다고 밝혔다. 결국 홍 부총리의 '사표 소동'은 하루 만에 끝이 났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