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문 대통령, 성범죄 보선에 침묵" 與 "대통령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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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정감사 시작부터 고성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에 대한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여당과 청와대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통제한다”고 추 장관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줬다. 야당은 “두 사람의 갈등 해결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고 날을 세웠다.
野 "무공천 약속 하루아침에 폐기
與후보 내는건 피해자에 2차 가해
文대통령, 秋냐 尹이냐 결단해야"
노영민 "연말 개각 다양한 검토"
라임·옵티머스 靑 연관설엔 '발끈'
“검찰청은 법무부 장관 소속”
운영위 국감의 쟁점은 ‘추·윤 갈등’이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여야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추 장관의 손을 들어주는 발언을 이어갔다. 노 실장은 “정부조직법상 (검찰의 통제는) 법무부 장관이 한다”며 “검찰이 가지고 있는 기소 독점이라든지 기소 편의주의라든지 막강 권한에 대한 일정 부분의 문민 통제를 위해 통제 권한을 법무부 장관에게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수사지휘권 행사에서도 추 장관의 편에 섰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 장관이냐, 윤 총장이냐를 결단해야 할 시점”이라며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 부분을 지적했다.윤 총장의 대선후보 지지율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찰총장에 대해서 정치적 여론조사를 하는 것 자체도 잘못됐다고 본다”면서도 “이 정권으로부터 핍박을 받고 제대로 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권에 대한 실망의 반사적인 효과로 윤석열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노 실장은 “윤 총장이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직 검찰총장이 야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상황 자체가 아마 윤 총장 스스로도 아주 곤혹스럽고 민망할 것”이라며 “(지지율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합쳐진 것”이라며 “우리 당 걱정 말고 자당(국민의힘)부터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노 실장은 지난 8월 15일 광화문 집회 주동자들을 ‘살인자’라고 칭했다. 박대출 의원이 “(8·15 집회에 나온) 국민들을 가둬서 감염 위험도를 높여야했냐”고 지적하자 노 실장은 “허가되지 않은 불법 집회”라고 답했다. 노 실장은 “허가되지 않은 집회에서만 확진자가 600명 이상이 나왔고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만 7명 이상”이라며 “집회 주동자들은 살인자”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모욕 vs 선택적 침묵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 것을 놓고서는 고성이 오갔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이른바 ‘성범죄 보궐선거’”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 시절) 그토록 자랑했던 혁신안이 이번에 이낙연 당대표에 의해서 하루아침에 폐기됐는데 문 대통령이나 당시 혁신위원이던 조국 전 장관은 웬일인지 침묵 중”이라고 지적했다. 또 후보를 내는 것이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대통령이 “선택적 침묵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에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왜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을 하느냐”고 따졌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김 의원이 발언하는 동안 “지금 민주당을 국정감사하는 거냐, 청와대를 국정감사하는 거냐” “질문 같은 걸 해라” 등의 고성을 내뱉으면서 잠시 국감이 파행을 빚기도 했다.이날 평소와 달리 침착한 발언을 이어가던 노 실장은 라임·옵티머스 사건 관련 청와대 연관성에 대해선 ‘가짜뉴스’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쓰며 발끈했다. 박 의원은 “라임 사태 연루자인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강기정 전 정무수석에게 해결을 부탁했고 청와대는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노 실장은 “가짜뉴스”라며 “수사 중인 사안이라 드릴 말씀은 없지만 가짜뉴스는 맞다”고 답했다.
연말 연초 개각 가능성에도 힘이 실렸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노 실장은 중간계투”라며 “마무리투수, 즉 국정 성과 가시화를 위한 새로운 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대통령의 인사권과 맞물려 있어 대답하기 곤란하다”면서도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