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죽음 부른 '김민수 검사'…보이스피싱 일당 93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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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조직원 93명 중 26명 구속'검사 김민수'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간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김민수 검사 위장·통화 조직원 추적 중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보이스피싱 전문 범죄단체 조직원 93명을 붙잡고 이 중 26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8월부터 5년간 중국 내 8개 지역에서 검찰과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거나 저금리 대환 대출을 제시하는 수법으로 100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30대 조직폭력배 A씨는 국내 조직 폭력배들을 중국 현지로 불러들여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한 기업형 범죄단체 조직을 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원들은 해외에 콜센터 등을 구축한 뒤 총책임자, 팀장, 전화상담(TM), 통장 모집책 등 역할을 분담했고, 각자 지위에 따라 범죄 수익을 분배했다. 특히, 검찰청 검사를 사칭한 조직원들은 범죄 단체가 개입된 사건에 피해자 금융계좌가 연루된 것처럼 속여 안전관리 명목으로 피해자를 직접 만나거나 대포통장으로 피해금을 가로챘다.
심지어 이들은 가짜 검사 사무실을 꾸며 영상통화를 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피해자 중에는 지난 2월 전북 순창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거짓 수사 압박을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대 취업준비생 B씨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조직원은 B씨에게 조작한 검찰 출입증과 명함을 찍은 사진을 보내 안심시키고, 전화를 끊으면 현행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고 협박했다. 경찰은 B씨와 실제 통화한 조직원을 추적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