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제와서 소송이 무슨 소용…성공 장담 못해"

지지자와 비공개 대화에서 '성공 못해' 시사
캠프 법무팀과 견해차 있나
트위터 통해서도 우회적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선거 관련 법정 다툼 가능성을 두고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선거 캠프 내부 인사에겐 법적 공방이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내부 인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 관련 소송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캠프와 이후 전략을 논의하고 지지자 일부와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법적 공방으로 끌고 갈 의향이 있지만, 이 시도가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우리 법무팀에선 '의미있는 접근'을 주장하지만, 그래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썼다. 이어 "이미 미국 대선과 시스템의 진실성이 타격을 받았다. 이것이야말로 논의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패색이 짙어진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직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미 피해를 보았다"는 언급 등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패배를 직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견해를 넌지시 내비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승기를 잡아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했다. 바이든 후보가 네바다에서 승리하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시간과 위스콘신 등 주요 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전세가 역전된 것을 두고 "매우 수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째서 우편투표 더미를 개표할 때마다 매번 내 득표율이 파괴적일 정도로 크게 낮아지는가"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는 여러 주에서 개표 후반 우편투표가 결과에 반영돼 판세가 뒤집어진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편투표는 바이든 후보 지지층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개표율이 올라갈수록 기존 선두를 달리던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격차가 줄거나 아예 역전됐다.대표적인 사례가 위스콘신과 미시간이다. 개표 초중반 10~20%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이 여유있는 우세를 보였으나 개표율이 80%를 넘어가면서 판세가 급변했다. 두 곳 모두 개표율이 높아지면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잡은 후 역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미시간주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내고 위스콘신주에선 재검표를 요구했다. 트럼프 캠프는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에서도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