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名車의 만남…벤틀리·페라리·람보르기니 컬렉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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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골프클럽과 자동차는 공통점이 많다. 브랜드에 소유주가 투영돼 있다는 점이 우선 그렇다. 취향은 물론, 사회·경제적 신분까지 브랜드가 여러 상징을 함축하고 있다는 얘기다.
명품은 명품을 알아본다…한정판 콜라보
영국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는 올초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용품쇼에서 골프클럽 ‘테크 컬렉션’을 공개했다. 세트 가격은 1500만원 수준. 아이언 세트가 600만원대, 드라이버가 300만원 정도다. 맞춤형으로 제작해주는 웨지, 퍼터와 함께 250만원 정도인 캐디백을 더하면 한 세트가 구성된다. 단조 아이언의 명가 일본 교에이 장인이 만든 수제 아이언 헤드에는 벤틀리를 상징하는 ‘B’ 로고가 선명하게 찍혀 있다. 크리스 쿠케 벤틀리 디자이너는 “차값만 3억원이 넘는 컨티넨탈 GT에서 영감받아 디자인한 1%만을 위한 클럽”이라며 “클럽뿐 아니라 수동 카트부터 공에 이르기까지 골프와 관련된 모든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틀리가 골프용품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16년이다. 그해 벤틀리 골프라는 독립 법인을 세우고 클래식 컬렉션을 선보였다. 작년에는 회사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골프클럽을 전 세계에 100세트만 내놓기도 했다. 서정무 벤틀리골프코리아 이사는 “작년 2000만원이 넘는 100주년 세트를 10세트 들여왔는데 완판됐다”며 “광고 없이 벤틀리를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만으로 팔려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품은 명품이 알아보듯 벤틀리가 가진 이미지를 골프채로 그대로 옮겨왔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도 벤틀리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이들은 직접 진출보다 클럽 명가들과 손잡는 길을 택했다. 람보르기니는 일본의 클럽 명가 혼마와 손잡았고, 페라리는 미국 코브라와 협력해 한정판 골프용품을 시장에 내놨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