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로고는 닳아도…가죽은 손때 묻어야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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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가방 오래~ 들고 싶다면옷깃을 여미게 되는 이 계절엔 짙은 색상 외투에 잘 어울리는 가죽 가방 하나쯤 툭 걸쳐주면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 시간이 흐르고 유행이 바뀌어도 가죽 가방에 손이 가는 까닭은 가죽 특유의 투박함과 변치 않는 멋스러움 때문이 아닐까. 손때가 묻어나 주인을 닮아가는 것도 가죽 가방만의 매력이다. 소재에 따른 관리법을 알아두면 가방을 오래 쓸 수 있다.
송아지 가죽 결 돋보이게
종이 넣어 모양 잡아주고
왁스로 주기적으로 관리
모공 촘촘 유연한 양가죽
가죽 전용 클리너로 닦고
그늘에 보관하는 게 중요
질감·내구성 살린 송아지 가죽 ‘인기’
가죽 가방 제품 대부분은 촉감과 내구성 모두 뛰어난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다. 송아지 가죽으로 제작한 가방을 오래 보관할 땐 반드시 내부에 종이 등 모양을 잡아주는 내용물을 넣어야 변형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자주 사용할 경우 가죽 전용 클리너, 왁스, 영양크림 등으로 관리하는 게 좋다. 건조하고 바람이 잘 통하고 습기가 없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송아지 가죽 가방 중 최근 인기 있는 대표 제품으로는 명품 브랜드 끌로에의 ‘테스 데이백’이 있다. 송아지 가죽의 질감을 잘 살린 이 가방은 클래식한 끌로에의 O링 장식과 핸들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마르니의 ‘무제오 미니 스퀘어 토트백’도 송가지 가죽을 썼다. 머스터드, 블랙, 화이트 등 쨍하면서 고급스러운 색감을 잘 살린 제품이다. 프로엔자 스쿨러의 ‘스몰 루치드 토트백’은 딥블루와 블랙 색상의 조화, 자연스러운 주름을 송아지 가죽으로 표현했다.
겉면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송아지 가죽 가방을 만들 수 있다. 대표적 예가 샤넬의 인기 핸드백인 ‘2.55 빈티지백’이다. 마치 색이 바랜 듯하면서도 유광과 무광이 섞여 있는 오묘한 느낌의 빈티지 카프스킨은 독특한 소재로 마니아층을 매료시켰다.
두 가지 종류의 송아지 가죽을 사용한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로에베의 올해 신상품 ‘발룬백’이다. 발룬백은 겉면엔 내구성이 강한 단단한 송아지 가죽을, 안쪽에는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나파)을 썼다. 로에베는 1905년부터 스페인 왕실에 가죽을 공급해왔다. 가죽을 잘 다루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가죽의 결과 도톰한 두께를 살린 염소 가죽도 인기 소재 중 하나다. 에르메스의 지갑형 미니백은 파스텔 계열의 하늘색, 핑크색 등을 표현하기 위해 값비싼 미조레 고트스킨을 사용했다.
‘부드러움의 끝판왕’은 양가죽
송아지 가죽보다 더 부드러운 촉감을 선호한다면 양가죽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양가죽으로 만든 가방은 가죽 자체가 유연해 가방 모양이 자연스럽게 잡히는 것이 특징이다. 모공이 매우 촘촘해 만졌을 때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만큼 관리하기가 까다롭다. 가죽 전용 클리너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관리가 어려워도 한 번 양가죽 가방에 빠진 사람은 양가죽만 찾을 정도로 부드러움의 정도가 남다르다. 올해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양가죽 가방은 메종 마르지엘라의 ‘글램슬램 미니박스백’이다. 마치 쿠션을 손에 든 것처럼 푹신한 느낌이 나는 이 가방은 퀼팅을 넣고 가장자리를 둥글게 굴린 디자인이 특징이다.대표적 양가죽 가방 제품으로는 샤넬의 스테디셀러인 ‘클래식백’이 있다. 퀼팅 처리한 엠보 양가죽 제품으로 입체적이고 우아한 디자인 때문에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 샤넬의 ‘플랩백’과 ‘스몰 다이아몬드백’ 등도 램스킨을 적용한 제품들이다.
따뜻한 느낌의 스웨이드도 관리하기 쉽지 않지만 평소 스웨이드 전용 브러시로 빗질을 해주면 질감과 결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일반 가죽 클리너가 아니라 스웨이드 전용 클리너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죽 신발 관리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몰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끄는 스웨이드백으로는 아크네스튜디오의 ‘마켓버킷백’이 있다.
최근 가치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친환경 인증을 받은 가죽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영국 브랜드 멀버리는 스테디셀러인 ‘알렉사백’을 친환경 인증을 받은 가죽으로 제작해 새로 선보였다. 멀버리는 또 비닐봉지 디자인에서 착안한 ‘포토벨로 토트백’을 친환경 공정으로 제작해 선보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