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든 공세도 만만찮을 것"…내수 확대로 돌파

중국, 對美 통상 대응 어떻게

지역 균형발전·출산 장려 나서
기술 자립·산업 고도화도 목표
시진핑 주석 "대외 개방 확대"
중국은 미국 대선 이전부터 누가 되든 통상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내수 중심의 경제 성장 전략을 준비해왔다.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최종 당선된다고 해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했던 관세전쟁 외에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분위기다. 신장위구르자치구, 홍콩 등의 인권에 대한 공세는 오히려 날카로워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29일 끝난 제19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 14차 5개년(2021~2025년) 경제계획을 위해 내수시장을 강화하는 ‘쌍순환’ 발전 전략을 통과시켰다. 중국 지도부는 기술 자립과 산업 고도화도 목표로 삼았다. 이 같은 전략은 미국과의 신(新)냉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손상 등 대외 여건 악화를 맞은 중국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많다.쌍순환이란 국내 경제(국내 대순환)와 세계 경제(국제 순환)의 상호작용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면서도 그 중심은 국내 대순환에 놓는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은 이를 위해 지역 균형발전과 인구 확대 등의 세부정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 내륙의 소득을 끌어올리고, 결혼·출산 장려 정책으로 젊은 층 인구를 늘리면 내수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국은 미국의 각종 제재에 맞서 기술 자립도 목표로 내세웠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와 인권 보호를 이유로 화웨이와 SMIC, 하이크비전 등 중국 기술기업을 제재한 조치가 인권을 중시하는 민주당 정부에서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중국은 미국 제재의 속내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기술기업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기술 자립을 위해 중국은 14차 5개년 계획 기간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5세대(5G) 통신, 고속·도시철도, 산업 인터넷 등 이른바 ‘7대 신형 인프라’에 10조위안(약 170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투자은행 UBS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2.5%인 중국의 연구개발비가 2025년엔 3%(6000억~65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주의를 지속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4일 개막한 중국국제수입박람회 화상연설에서 “경제 세계화의 도전에 직면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국제질서와 국제규범을 파괴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자세로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대외 개방 확대를 강조하면서 “소비 확대 중심의 쌍순환 전략은 폐쇄적인 국내 순환이 아니라 개방적인 국내·국제 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