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파업에 신규투자 보류…한국 철수 우려도

"파업에 유동성 악화"
2100억원 규모 부평2공장 투자 재검토
한경DB
한국GM이 신제품 생산을 위해 계획했던 2100억원 규모의 부평공장 투자를 재검토한다. 노동조합이 부분파업을 이어가는 바람에 회사 유동성 상황이 악화됐다는 이유다. 노조의 파업 강행이 일감 축소로, 최악의 경우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GM은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됐던 부평공장 투자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6일 발표했다. 회사는 당초 부평공장에 'C-CUV 파생모델'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C-CUV는 내년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데, 이 차량의 파생모델을 부평공장에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부평공장 물량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해 파생모델 생산을 제안했던 것"이라며 "최근 노조의 파업으로 유동성 상황이 나빠져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C-CUV 파생모델 생산을 위해 부평공장에 1억9000만달러(약 21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이 투자가 이뤄질지도 불투명해졌다.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23일부터 특근과 잔업을 거부하고, 지난달 30일부터는 부분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잔업 및 특근 거부와 부분파업 때문에 약 1만2000대 가량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3000억원 규모다. 한국GM의 지난해 생산량은 40만9830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2018년 이후 뼈를 깎는 비용절감을 이어왔고, 그 결과 겨우 경영이 정상화된 상황"이라며 "노조의 쟁의행위 때문에 다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