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돌봄 파업 공지"…맞벌이·한부모들 출근길 발 동동

"주변 도움 요청도 힘들어…'처우 개선' 공감하지만 파업 통보 너무 갑작스러워"
사건팀 = "어제 종일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오전에 잠깐 아이 맡길 곳을 겨우 구하고 오늘 오후는 반차를 냈다. 파업에 찬성하고 말고를 떠나서 파업 소식을 이틀 전에 문자로 통보받아 당황스러웠다.

"
초등학교 돌봄 전담사들이 파업하는 6일 1학년 자녀를 혼자 키우는 워킹맘 한모(35)씨의 출근길은 평소보다 바빴다.

한씨는 "돌봄교실은 다 사정이 있어서 보내는 건데 아이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느낌"이라며 "정상 등교를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정말 난감하다"고 말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초등 돌봄의 운영 주체를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온종일 돌봄법'이 돌봄 전담사들의 처우를 더 열악하게 할 수 있다며 입법 철회를 요구하는 파업을 이날 하루 진행한다.

파업에는 전국 돌봄 전담사 1만2천여 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천명 이상이 참가한다.

일터에 나가 있는 동안 자녀를 돌봄교실에 맡겨온 학부모 중에는 파업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지만 통보가 너무 갑작스러워 대책을 마련하기 힘들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서울 중랑구에서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윤모(38)씨도 전날 오후에서야 돌봄교실 운영이 안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윤씨는 "급하게 연차를 쓸 수도 없는 데다 양가 부모님도 일하셔서 아이를 맡길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남편이 겨우 오전 반차를 내 아이를 돌보고 나는 오후에 최대한 일찍 퇴근하기로 했다.

하는 데까지 하겠지만 최소 오후 3시간 정도는 아이가 혼자 집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손모(37)씨는 "주변에서도 다들 혼란스러워한다"면서 "돌봄 전담사 처우가 열악해 개선돼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다들 힘든 상황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꼭 파업이라는 방법을 택해야만 했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지역별 맘카페에서는 파업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견이 많이 눈에 띄었으나 지지 의견도 더러 있었다.

전남에 사는 한 회원은 "돌봄이 지자체로 전환되면 위탁 운영이 될 가능성이 큰데, 이윤을 남기려고 간식이나 교재를 아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교육청 소관일 때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복지가 가장 좋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계약직'이라고 소개한 경남 지역의 한 학부모는 "고용 안정에 관해선 양보란 있을 수 없음을 절실히 느낀다"며 "파업에 동참하는 선생님도 마음이 편치 않겠지만 원하는 바 쟁취하기를 응원한다"고 했다. 반면 "아무런 노력도 없이 공무원이랑 똑같은 대우를 받으려는 것인가"라거나 "불합리하다면 임용고시를 보고 정규 교직원이 돼야 한다"는 등 돌봄 전담사들의 처우 개선 요구가 '공정'에 어긋난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