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틀새 17.3원 급락…"1120원 깨고 더 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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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저점 깨고 1120원 턱걸이 마감…21개월래 최저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11·3 대통령 선거 승리에 바짝 다가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데다 위안화 강세 압력이 더해지면서 장중에는 연저점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 당선 가능성을 반영해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저점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달러화 약세·위안화 강세, 환율 하락 압력
"연말~내년초 쯤에는 환율 수준 더 낮아져"
원·달러 환율, 연저점 깨고 1120원 겨우 지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를 겨우 지키며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내린 1120.4원에 마감했다.원·달러 환율은 1124.0원에 출발해 연저점(10월 27일 장중 1125.1원)을 경신한 뒤 1120.3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종가 기준 연저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 지난해 2월 27일(1119.1원)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틀 연속 하락한 수준만 17.3원이었다.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강화되자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위안화도 강세를 나타내자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낙폭을 키웠다.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후보는 핵심 승부처인 조지아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맹추격해 동률 수준까지 따라 붙었으며, 펜실베이니아주 마저 거의 따라 잡았다.특히 조지아주의 승부는 마지막 남은 1% 개표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조지아주 승부가 관심을 끄는 것은 바이든 후보가 이곳에서 이길 경우 538명의 선거인단 중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명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바이든 후보가 지금까지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예측했다. 16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조지아를 이기면 매직넘버를 넘긴다.
당초 트럼프가 가져간 것으로 분류됐던 펜실베이니아주도 조지아주와 상황이 비슷하다. 아직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주는 5일 오후 9시(미국 동부시간) 현재 94% 개표율 속에 49.7%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49.0%)를 0.7%포인트(약 5만표) 차로 앞서고 있다.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역전을 할 경우 다른 주 결과와 상관없이 최종 승자로 확정된다.
환율 당분간 하락세…"트럼프 손 안들어줄 듯"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반영해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하락 흐름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오전에 원·달러 환율이 연저점을 새로 썼다"며 "대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환율은 올라가겠지만 바이든이 승리하면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증시가 랠리를 보이며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 규모를 늘리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400선에서 상승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외국인은 7400억원 넘게 국내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국내 증시에서도 역대 7번째로 많은 총 1조3922억원을 순매수한 바 있다.
삼성선물은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를 하향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삼성선물 외환전략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무더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트럼프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당선자가 확정되고 상원 결과도 나오는 연말이나 내년초 쯤에는 지금보다 원·달러 환율 수준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선희 / 고은빛/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