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펀드 포트폴리오 까봤더니…'무늬만 ESG'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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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출시된 상당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의 포트폴리오가 일반 펀드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펀드의 공시정보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6일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펴낸 ‘국내 ESG펀드의 현황 및 특징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 7월말 기준 국내 41개 ESG펀드의 순자산규모는 4618억원으로 집계됐다.
ESG펀드는 전 세계적인 ‘ESG 투자붐’에 힘입어 빠르게 늘고 있다. 2004년 이후 출시된 국내주식형 ESG펀드 26개 중 16개가 2017년 7월 이후 신규 설정됐다. ESG 상장지수펀드(ETF)도 7개가 출시됐다.
그런데 ESG ETF 중 ‘Arirang ESG 우수기업’과 ‘FOCUS ESG Leaders150’를 제외한 나머지 5개 ETF는 투자 포트폴리오가 국내 대표 ETF인 ‘KODEX200’과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이들 ETF는 KODEX200과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과 경기소비재, 금융업 분야 대형주 위주로 종목을 편입했다. KODEX200과 구성종목 편입비중 상관관계는 0.96~0.99로 매우 높았다.편입종목별 ESG 평가등급을 살펴도 ESG ETF들이 KODEX200에 비해 ESG 등급이 높은 종목에 더 많이 투자한다고 판단하긴 어려웠다.
주식형 ESG펀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18개 ESG 펀드와 272개 일반펀드를 비교해봤더니 ESG등급 ‘B+’ 이상 종목 편입비중은 ESG펀드가 3.2%포인트 더 높았지만, ‘A+’ 이상 편입비중은 일반펀드가 0.5%포인트 더 높았다. ESG 평가등급이 아예 없는 종목 편입비중도 오히려 ESG펀드가 일반펀드 대비 4.3%포인트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ESG 투자를 표방한 국내 ESG펀드들의 실제 ESG 투자수준은 평균적으로 일반펀드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얘기다.박 연구위원은 “펀드 투자설명서에서 ESG 종목 선별 원칙이나 투자기업의 ESG 준수 현황, ESG 측정 방법론 등을 제시한 경우가 매우 드물다보니 이런 ‘정보비대칭’ 현상이 발생했다고 본다”며 “펀드의 ESG 수준을 잘 나타내는 핵심지표를 선정해 공시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거나 ESG펀드 인증제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SG펀드는 전 세계적인 ‘ESG 투자붐’에 힘입어 빠르게 늘고 있다. 2004년 이후 출시된 국내주식형 ESG펀드 26개 중 16개가 2017년 7월 이후 신규 설정됐다. ESG 상장지수펀드(ETF)도 7개가 출시됐다.
그런데 ESG ETF 중 ‘Arirang ESG 우수기업’과 ‘FOCUS ESG Leaders150’를 제외한 나머지 5개 ETF는 투자 포트폴리오가 국내 대표 ETF인 ‘KODEX200’과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이들 ETF는 KODEX200과 마찬가지로 정보기술(IT)과 경기소비재, 금융업 분야 대형주 위주로 종목을 편입했다. KODEX200과 구성종목 편입비중 상관관계는 0.96~0.99로 매우 높았다.편입종목별 ESG 평가등급을 살펴도 ESG ETF들이 KODEX200에 비해 ESG 등급이 높은 종목에 더 많이 투자한다고 판단하긴 어려웠다.
주식형 ESG펀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18개 ESG 펀드와 272개 일반펀드를 비교해봤더니 ESG등급 ‘B+’ 이상 종목 편입비중은 ESG펀드가 3.2%포인트 더 높았지만, ‘A+’ 이상 편입비중은 일반펀드가 0.5%포인트 더 높았다. ESG 평가등급이 아예 없는 종목 편입비중도 오히려 ESG펀드가 일반펀드 대비 4.3%포인트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ESG 투자를 표방한 국내 ESG펀드들의 실제 ESG 투자수준은 평균적으로 일반펀드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얘기다.박 연구위원은 “펀드 투자설명서에서 ESG 종목 선별 원칙이나 투자기업의 ESG 준수 현황, ESG 측정 방법론 등을 제시한 경우가 매우 드물다보니 이런 ‘정보비대칭’ 현상이 발생했다고 본다”며 “펀드의 ESG 수준을 잘 나타내는 핵심지표를 선정해 공시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거나 ESG펀드 인증제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