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 당선확정까지는 아직…트럼프의 불복 소송전 걸림돌되나

트럼프 대규모 불복 소송전과 재검표 요구 등으로 발목잡기 나서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 기한연장' 사건 등 연방대법원 주목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현지시간) 승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을 공언하면서 최종 당선 확정까지는 재검표와 소송 등 몇몇 관문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표 결과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경합주를 중심으로 잇따른 문제 제기에 나서면서 '불복' 전략을 가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승리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이번 선거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전 등 불복 시도가 국민의 선택을 뒤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어쨌건 매듭이 지어질 때까지는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갈등의 골도 깊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이미 위스콘신주에선 재검표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곳에선 바이든 163만표, 트럼프 161만표로 약 2만500표가량 차이가 났고, 득표율은 49.4% 대 48.8%로 불과 0.6%포인트 차로 승부가 갈렸다.

위스콘신 주법상 후보 간 격차가 0.25%포인트 미만이면 주가 자체 비용으로 재검표를 해야 한다.

1%포인트 미만일 경우 패배한 후보가 비용 지급에 동의하면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 재검표는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시로 시작되며 결과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나올 전망이다.

하지만 재검표에서 승부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더 큰 관문은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소송전이다. 재검표는 투표수는 그대로 둔 채 기계적 작업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고 승리 가능성도 작지만, 소송은 '게임의 룰'을 바꿔 합법적으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 우편투표를 여러 사유를 들어 무효표로 만들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연방대법원까지 사안을 들고 갈 경우 보수 절대 우위 구조로 만들어놓은 대법원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캠프 측은 대선에서 결정적 변수가 된 우편투표의 유효성을 문제 삼고, 일부 지역에선 '유권자 사기' 프레임을 들고나왔다.

캠프 측은 전날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조지아주에서 소송을 냈다.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에선 개표 중단 소송을 내고 개표 과정에서 공화당 참관인 접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지아주에선 접수시한을 넘긴 우편투표가 포함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미시간, 조지아에선 1심에서 기각 판결이 나왔다.

네바다주도 소송전 대상에 포함됐다.

캠프 측은 네바다에서 살지 않는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에선 우편투표 접수시한 연장과 관련, 이 지역 공화당이 낸 저지 소송을 주대법원이 기각한 판결이 적법한 것인지 가려달라는 소송이 연방대법원에 계류 중인 가운데 트럼프 캠프가 소송 당사자로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송은 지난달 23일 제기됐다.

대선일 전에 신속 심리해 달라는 신청은 기각됐지만, 적법성을 가려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아직 연방대법원이 검토 중이다.

만약 연방대법원이 사안을 심리키로 결정, 우편투표 마감시한 연장을 결정한 주대법원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판정할 경우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

판례법 국가인 미국 특성상 다른 주의 우편투표 연장도 유사한 논거를 들어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타 불복 소송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연방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절대 우위 구조여서 정치적 성향대로 결론이 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인 대법원 판결이나 결정은 대법관 5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난무하는 소송이 승자 확정을 지연시킬 수는 있겠지만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관측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