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 미국인이 美 부통령 당선" 반색한 인도…중국은 '침묵'

모디 인도 총리 "인도와 미국간 유대 더 굳건해질 것"
중국은 공식 반응 내놓지 않아
공산당 관영 인민일보는 트럼프 트윗 조롱

이번 미국 대선 결과 소식에 인도도 들썩였다. 부통령 당선자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인도에 친척들을 두고 있는 인도계 미국인이라서다. 카멀라 부통령 당선인은 이번 선거로 미국 역사상 최초 흑인·남아시아계·여성 부통령 기록을 썼다

8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게 대선 승리를 축하한다는 말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모디 총리는 이날 해리스 당선인에 대해 "해리스 당선인은 '치티'를 비롯해 모든 인도계 미국인의 자랑"이라고 썼다. 치티(சித்தி)는 타밀어로 이모·고모를 뜻한다. 해리스 당선인은 지난 8월 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 당시 자신의 가족에 대해 얘기하며 이 단어를 썼다.

모디 총리는 이어 "인도와 미국간 유대가 해리스 당선인의 지지와 리더십으로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썼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1964년 자메이카 출신 경제학자 아버지와 인도 출신 생물학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해리스 당선인이 흑인이자 아시아계로 통하는 이유다.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 당선인은 성장 환경에선 자메이카보다 인도 문화 영향을 더 받았다. 해리스 당선인이 7살이 되던 해 부모가 이혼해 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해서다. 해리스 당선인은 어린시절 미국 침례교 교회와 힌두교당을 모두 다녔다.
카말라 해리스 당선인 어린 시절 사진. 출처 카말라 해리스 트위터
해리스 당선인의 외가 가족 일부는 인도에 살고 있다. 인도 뉴델리에 사는 해리스 당선인의 삼촌 고팔란 발라찬드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당선인이 상원의원으로 취임한 당시 나를 포함한 온가족이 인도에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다"며 "그때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해리스 당선인이 부통령에 취임할 때에도 워싱턴D.C에 갈 계획"이라며 "그때는 대통령직에 오른 바이든 당선인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 현지 언론들도 해리스 당선인의 인도계 핏줄에 주목하고 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인도 출신 카멀라 해리스가 미국의 첫 선출직 여성 부통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당선인의 외할아버지가 살았던 인도 타밀나두주 툴라센드라푸람 마을은 투표 당일 해리스 당선인의 승리를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고, 당선 소식 후엔 폭죽을 터뜨리며 축하 잔치를 벌였다. 이 마을 의원인 수드하카르는 “해리스는 우리 마을의 딸”이라며 “모두가 해리스 당선인이 미국 부통령으로 선서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인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은 미국 대선 소식에 대해 공식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각국 정상 다수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당선 축하 반응을 내놓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법정다툼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해 즉각 반응에 나서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인민일보 공식 트위터 계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나는 이번 대선을 상당히 많은 표차로 이겼다"는 글을 공유하고 '하하'라는 글을 남겼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