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 지형 분열 심화…투자자는 뭘 봐야 하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정치 흐름 주도하는 젊은층
애플·테슬라 등 기술주 선호
사진=연합뉴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느끼는 건 정당 선호도에서 인종뿐 아니라 세대 간 차이도 극심하다는 겁니다.

CNN 출구조사를 보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는 18~29세 층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27%포인트 이상 지지를 더 얻었습니다. 2016년 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약 19%포인트를 더 얻었던 데 비해 대폭 오른 겁니다.공화당은 이번에 상원 지배를 유지하고 하원 의석수도 늘렸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2016년 득표(6290만 표)보다 더 많은 약 7000만 표를 얻었습니다.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이런 식으로 시간이 흘러 젊은 세대가 정치적 흐름을 주도하고, 공화당은 현재의 아젠다에 머문다면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증시에서도 그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미 증시에선 최근 몇 년간 애플 아마존 테슬라 줌 등 기술주가 급등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은 이들의 약진에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60~70대 노년층까지 아마존으로 인터넷 쇼핑을 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콘텐츠를 즐기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렇게 잘나가는 기술주를 일컫는 다른 말이 ‘밀레니얼 주식’입니다.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사랑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기존 세대가 GM·포드 자동차를 탄다면 밀레니얼은 테슬라를 사거나 우버, 리프트 등을 이용합니다. 애플 스마트폰은 필수이며, 비욘드미트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도어대시, 우버이츠를 통해 배달받아 먹습니다. 또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줌)과 슬랙(기업용 메신저)을 통해 업무를 봅니다. 여행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하지요. 이들은 자신이 잘 아는 이런 기업에 투자해 돈도 많이 벌었습니다.반면 GM 포드 코카콜라 등 전통적 블루칩은 ‘베이비부머 주식’이라고 합니다. 베이비부머가 한창 잘나가던 20세기 미국 경제를 주도했던 기업들입니다.

밀레니얼은 이미 미국 경제의 주도세력으로 떠올랐습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를 합친 것보다 몇 배나 커진 배경입니다. 한때 부동의 시가총액 1위이던 엑슨모빌이 지난달 신재생에너지 회사인 넥스트에라에너지뿐 아니라 줌보다도 시가총액에서 뒤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주가가 끝없이 오를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미국 경제 그리고 세계 경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질 것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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