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사상최대 '영끌' '빚투' 행진 멈췄을까

정인설 경제부 차장
미국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외교안보 라인 못지않게 국내 경제부처들도 바빠진다. 미국의 경제 정책이 어떻게 변하고 국내 금융시장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예상한다. 부처별로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거나 관련 부서에서 대응 보고서를 쓰느라 분주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물밑 준비에 착수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공언대로 기후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기후변화 이슈는 한국판 뉴딜과 내년 경제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트럼프 대통령이 무시하던 다자무역도 바이든 당선인의 핵심 화두로 꼽힌다. 한동안 잊혀졌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세계무역의 중심 현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번주엔 ‘바이든 시대’에 대한 정부 대응책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우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하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8~9일)가 첫 번째 자리다. 경제분야 전체회의인 이 자리에서 관련 질의응답이 오갈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5일 예결위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검토해 놨다”며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를 특별히 주목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경제 장관들도 대응책을 두고 머리를 맞댄다. 12일 홍 부총리 주재로 열리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다. 다만 미국 신정부 출범까지 두 달 이상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종 회의 결과가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국내에선 금융시장과 고용, 국가 재정 관련 지표가 잇달아 나온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하는 ‘10월 금융시장 동향’에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이번에도 신용대출과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 또는 10월 중 최고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금융권에서는 대출 급증 추세가 금융당국의 경고와 은행 규제 등으로 10월에는 한풀 꺾였을 것으로 분석한다.

통계청이 11일 내놓는 ‘10월 고용동향’도 가계대출과 비슷한 추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충격에서 벗어나 고용시장도 바닥을 쳤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취업자 수나 실업률 개선은 아직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나라살림 지표도 최악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지난 7월 이후 국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조금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대 세수 중 하나인 법인세는 여전히 감소 추세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지 여부는 10일 나오는 ‘9월 재정동향’에서 확인할 수 있다.지난해 납부한 법인세 상세 내역은 12일 국세청이 발표하는 ‘국세통계 2차 조기공개’에 담긴다. 지난해 법인세 감면액과 업종별 법인세 납부 현황 등이 포함된다. 자산 종류별 상속세와 증여세 내역도 같이 들어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10일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와 관련된 증권사들의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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