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겼지만…'당선 확정'은 더 기다려야
입력
수정
지면A3
트럼프 '불복 소송'이 걸림돌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승리했지만 법적으로 당선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무차별 소송전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달 8일까지 선거인단 확정 주목
트럼프, 여론 살피며 승복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캠프 성명을 통해 “월요일(9일)부터 적법한 승자가 취임할 수 있도록 법원에서 소송을 추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선은 보통 개표 결과 승자가 정해지면 패자가 승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승패가 확정됐다. 하지만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가 승복하지 않고 소송전에 들어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올해 대선은 각 주가 개표 결과에 따라 12월 8일까지 선거인단을 확정해야 하는데, 개표 결과를 둘러싼 소송이 끝나지 않으면 선거인단 확정이 안 될 수 있다. 이 경우 각 주가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선거인단을 정하고 이렇게 정해진 선거인단이 12월 14일 모여 대통령을 뽑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각 주의 분란 등으로 어떤 후보자도 선거인단 과반(270명 이상)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연방 하원이 대통령을, 연방 상원이 부통령을 선출한다. 연방 하원이 대통령을 뽑을 때는 각 주가 한 명의 대표만 뽑기 때문에 50개 주 대표 중 과반인 26명을 확보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각 주의 선거 결과가 중요해질 수 있다. 실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면 미국 사회가 극심한 혼란과 갈등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방침과 달리 공화당 지도부는 침묵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앙숙인 밋 롬니 상원의원과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둬온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날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의사를 밝히거나 바이든 당선인의 성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트럼프가 승복할 가능성도 있다. CNN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승복 문제를 의논하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갔다”고 전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