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서민 '전세유목민' 내몰아…文, 전세대란 책임져라" [전문]

"정부 대책으로 집 없는 서민들 전세 유목민 내몰려"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제주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세대란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지사는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의 24번째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셋값 급등으로 인해 집 없는 서민은 전세 유목민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전세가 사라지면서 내 집 마련하려는 서민의 꿈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그는 "전세금은 내 집 마련의 디딤돌"이라며 "하지만 정부의 어설픈 규제정책은 그 디딤돌마저 없애버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보면 또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까, 걱정"이라며 "이른바 '임대차 3법'을 전면 수정하고 과도한 전세 규제를 풀라"고 당부했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1

다음은 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전문

정부의 24번째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셋값 급등으로 인하여 집 없는 서민은 전세 유목민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서울 가양동 아파트 전세 매물 하나를 놓고 10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말해줍니다. 전세난은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서울 전셋값은 71주째 상승 중입니다. 경기도 수원·성남·과천의 전셋값도 1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더 싼 전셋집을 구하려고 서울에서 경기도로 전세 난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교육과 일자리에서 멀어지는, 때아닌 전세 난민으로 내몰렸습니다.

전세가 사라지면서 내 집 마련하려는 서민의 꿈도 사라졌습니다. 전세금은 내 집 마련의 디딤돌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어설픈 규제정책은 그 디딤돌마저 없애버렸습니다. 전셋집에서 쫓겨나고 월 200~300만원의 월세를 생활비에서 부담해야 해서 저축도 어렵다고 합니다. "도대체 얼마를 벌어야 이 지긋지긋한 유목민 생활을 끝낼 수 있나?"라는 전세 난민의 원성만 가득합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보면 또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까, 걱정입니다. 임대차 3법을 전면 수정하고 과도한 전세 규제를 푸십시오.

대통령께서는 마치 정책효과가 있는 것처럼 전세대란이 곧 안정된다고 국민에게 희망 고문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책임자의 얘기는 다릅니다. 홍남기 장관은 전세대책이 있다면 벌써 발표했을 것이라고 실토했습니다. 이제 대통령이 전세대란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