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쟁탈전…與 '판사 출신' vs 野 '檢 출신'

與, 朴 탄핵 대리인단 역임한
법관 출신 전종민 등 2명 내세워

野, 특수통 검사 출신 4명 맞불

변협, 朴정부 총장 후보 올랐던
한명관 바른 변호사 등 3명

최종 후보 2인 선정 난항 예고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 작업이 9일 마무리됐다. 여당은 판사 출신 2명을, 야당은 검사 출신 4명을 추천했다. 오는 13일 10여 명의 후보군 중 최종 후보 2명을 가리기 위한 심사가 시작되지만, 여야 간 힘겨루기로 선정 작업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수처장 후보 10여 명 추천

9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측 추천위원인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는 이날 판사 출신인 권동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사법연수원 26기)와 전종민 공존 변호사(24기)를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했다. 권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지냈다. 역시 법관이었던 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국회 소추위원 대리인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야당에서는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 4명을 추천해 여당과 대조를 이뤘다. 국민의힘 측 후보추천위원인 임정혁·이헌 변호사는 이날 강찬우(18기)·김경수(17기)·석동현(18기)·손기호(17기) 변호사를 추천했다. 강 변호사와 김 변호사는 각각 수원지방검찰청장과 대구고등검찰청장을 지낸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특수수사 전문가) 출신이다.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낸 석 변호사는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부산 해운대갑 지역구 예비후보로 나선 이력이 있다. 손 변호사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출신으로 대한법률구조공단 사무총장을 지냈다. 야당 측 한 추천위원은 “대통령의 관여를 배제하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도록 검찰 고위직 출신들로 추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대한변호사협회는 판사 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21기)과 검사 출신인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16기), 한명관 바른 변호사(15기) 등 3명을 추천했다. 이 부위원장과 한 변호사는 모두 검사장을 지냈는데, 한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검찰총장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의 추천 인사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수처장 직위를 고사하는 사람이 많아 각 추천위원들은 후보군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부터 최종 후보 본격 심사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오는 13일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최종 후보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최종 두 명을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대통령은 그중 한 명을 지명한다. 최종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최종 후보 2명을 낙점하기까진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에선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이달 내 공수처장이 임명돼야 한다”며 속도전을 주문했지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후보들을 충분히 검증할 것”이라며 “우격다짐으로 이달 안에 한다는 건 자기들이 추천한 사람을 눈 감고 동의하라는 말밖에 더 되겠느냐”고 반발했다.한 법조계 관계자는 “여당이 ‘정권 친위부대’ ‘민변 검찰청’ 등의 비판을 피하고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 이광범 LKB파트너스 대표 등 당초 거론되던 인사보다 비교적 ‘색’이 옅은 인사를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앞으로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합의 과정에서 비토권을 행사할 경우 공수처장 선임 절차는 무한정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인혁/김소현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