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법무검찰 특활비 3시간 검증…"자료 부실" 여야 공방

與 "총장 특활비 내역 미제출" vs 野 "법무부 기본경비로 오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9일 대검찰청을 방문해 법무부와 검찰의 특활비 사용 내역에 대한 현장 검증을 3시간가량 비공개로 진행했다.다만 양 기관 모두 일부 자료만 공개해 제대로 된 검증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대검-법무부 특활비 내역 일부만 공개…여야 공방
법사위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법무부와 대검은 2018년부터 지난 10월까지의 특활비 집행 내역 중 일부만을 공개했다.

대검은 일선 검찰청에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특활비 내역은 공개했지만 비정기적으로 지급하는 특활비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밀행성이 요구되는 수사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하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

법무부는 특정 부서에 얼마를 지급했다는 식의 특활비 지출 결의서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를 놓고 여야 의원들은 양 기관이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했다며 공방을 벌였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법무부가 지출결의서 달랑 한 장만 내서 상세 내역을 도저히 알 수 없었다"고 성토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대검에서 검찰총장이 개인적으로 쓴 특활비 내역을 제출하지 않았고 자료도 너무 두루뭉술하게 줬다"고 맞섰다.여야는 법무부와 대검이 공개한 자료가 부실하다고 보고 추가로 자료를 요청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 법무부 부적절한 사용 지적받아…"중앙지검 특활비 작년의 절반"
이날 검증에선 대검이 서울중앙지검에 특활비 총액의 16%가량을 지급한 사실이 확인했다.

김도읍 의원은 앞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서울중앙지검 특활비 부족 발언에 대해 "추 장관이 어디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지 확인하려면 중앙지검의 특활비 지출 기록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백혜련 의원은 "중앙지검의 경우 총액을 기준으로 볼 때 작년 대비 올해 10월까지 특활비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법사위원들은 검찰 특활비 중 10%가 법무부에 배정되는 사실도 확인했다.

법무부 감찰국은 수사나 정보수집을 하지 않음에도 올해 7억5천900만원의 특활비를 지출했다.

다만 추 장관은 취임 후 특활비를 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 교정본부나 범죄예방정책국, 출입국본부 등이 특활비를 기본경비로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고기영 법무부 차관은 "내년부터는 특정 업무경비로 전환해서 쓰겠다"고 답했다.

법무부는 이날 검증이 끝난 뒤 "추 장관은 예년과 달리 검찰 특활비를 배정받거나 사용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보고했고 이어진 문서검증에서 문제가 없음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검찰총장의 특활비 배정 및 사용의 적정성에 관한 법무부 장관의 점검 및 조사 지시에 관해서는 대검 감찰부로부터 신속히 결과를 보고받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검찰 특활비를 감찰 중인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여야 의원들 질의에 "기밀성 때문에 깊게 내역을 보진 못했지만 사무감사 중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