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용 이어 '삼바 분식회계 의혹' 삼정KPMG 기소

사진=뉴스1
'삼성 합병·승계'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기소한 데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회계법인과 회계사들을 재판에 넘겼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2팀(부장검사 김영철)은 지난 6일 삼정KPMG와 소속 회계사인 변모(49)씨와 심모(46)씨를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검찰은 이들이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도 회계감사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뒤늦게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해 콜옵션 부채를 숨기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이 부풀려 지도록 했다는 게 검찰측의 판단이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5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며 이 회사의 지분가치를 장부가액(2900억원)에서 시장가액(4조8000억원)으로 바꾼 게 뚜렷한 근거 없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합작회사인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의 행사 가능성이 높아져 이를 반영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반면 검찰은 뚜렷한 이유 없이 회계처리 기준이 변경됐고, 이는 콜옵션 부채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콜옵션이란 특정 지분을 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는데, 이 과정에서 바이오젠이 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9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삼성 간부 11명을 불구속기소하면서, 회계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과 관계자들은 기소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후속 수사를 진행해왔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018년 삼성바이오의 공시 누락 등 회계기준 위반 혐의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회계감사를 맡은 삼정KPMG와 딜로이트안진(안진) 회계법인에 대한 수사도 함께 요청했다.이에 따라 2018년 12월 삼성바이오와 회계법인들을 함께 압수수색하고 이후 회계법인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안진회계법인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삼성물산이 허위 합병 명분과 이를 뒷받침할 시너지 수치를 만들어내 달라는 삼성 측의 요구에 따라 주가 기준 합병비율(1:0.35)이 적정하다는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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