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비극 임박"…이탈리아 코로나19 하루 사이 2만명 확진

하루평균 2만5000명 확진
하루 사망자 356명
"국가적 비극 임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에 직면한 이탈리아 정부가 '레드존'으로 지정한 롬바르디아주의 밀라노 두오모(대성당) 광장이 6일(현지시간) 인적이 거의 끊긴 채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탈리아 국가의사협회 필리포 아넬리 회장은 9일(현지시간) 협회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의료시스템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이탈리아는 지난주 코로나19 관련 입원 환자가 하루 평균 1000명, 중환자는 110명씩 증가했다. 자가 격리자는 하루 평균 2만5000명, 사망자는 300명씩 발생했다.

필리포 아넬리 회장은 "현재의 확산 추세를 꺾지 못하면 한달 사이에 사망자가 1만명 이상 불어나고 중환자도 5000명 선을 넘는 등의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주무부처 보건부의 고위 자문관인 월터 리치아르디도 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했다.세계보건기구(WHO) 이사회 멤버인 리치아르디는 8일 밤 현지 한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가적 비극이 임박했다"며 "단호하고 신속한 정부 대응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밀라노 사코병원의 마시모 갈리 교수도 공영방송 라이(RAI)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대체로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롬바르디아·피에몬테·발레다오스타·칼라브리아 등 4개 주를 바이러스 고위험지역으로 지정했다. 이 지역은 6일부터 이동 제한, 음식점·주점 등 비필수 업소 폐쇄 등 봉쇄에 준하는 고강도 제한 조처가 시행중이다.나머지 지역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 등의 방역 대책이 적용됐다.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세는 좀처럼 꺽이지 않고 있다.

9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만5271명으로 지난 3일 이래 엿새 만에 다시 3만 명 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며칠간 일일 확진자 수가 4만명 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 사망자 수는 하루 새 356명 증가한 4만175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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