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정세균의 대권행보…커지는 개각설

丁, '처가' 영남 민심 챙기며 정치권 스킨십 늘려
연말-연초 2단계 순차개각 유력…큰 폭의 내각 개편 가능성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걸음이 부쩍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대권 레이스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과 함께, 이런 흐름이 내년초 총리 교체를 포함한 큰 폭의 내각 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보폭 넓히는 정총리…양강구도에 변수 되나
정 총리는 9일 국회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했다.

국회와의 협치 의지를 되새기는 자리지만, 정치권에서는 정 총리가 의원들과 '식사정치'를 통해 스킨십을 늘리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거듭되는 영남 방문 역시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16일에는 부산을 찾아 김해신공항과 관련해 "부산·울산·경남 800만 시도민들의 간절한 여망이 외면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지난 7일에는 포항을 찾아 "나는 포항의 사위"라고 했다.

정 총리의 부인 최혜경 여사는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최홍준 선생의 딸로, 포항 흥해읍에서 태어나 자랐다. 정 총리는 11일에도 부산항을 방문키로 하는 등 영남 민심 끌어안기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이 계속된다면 총리로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메시지도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10일 "김경수 경남지사의 2심 판결 이후 여권은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면서도 "정 총리가 새로운 변수로 부상할지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 2단계 개각…연초 대폭개각 전망
정 총리의 행보가 빨라지면서 총리 교체 일정도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권에서는 정 총리의 2월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직후 차기 대선 레이스에 시동이 걸리는 정치 스케줄에 따른 것이다.

이런 흐름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각 구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연말에 한 차례, 연초에 한 차례로 나눠서 장관들을 교체하는 2단계 순차개각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에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일부 부처만 개각하고, 4월 보궐선거 출마자를 포함해 다수의 장관을 연초에 교체한다는 것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주요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경우 연초 개각을 통해 거취가 정리될 공산이 커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현미 장관의 경우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 등을 고려해 유임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연초 개각을 통해 사실상 문재인 정부를 마지막까지 책임질 3기 내각의 라인업이 완성될 것"이라며 "이런 개각 흐름과 정 총리의 대권행보 스케줄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2월에 총리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