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검사 술접대 유력날짜 공개…"국회 나가 증언할 것"

"접대 날짜, 작년 7월12일이나 18일"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임 사태'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 출신 A변호사와 장외 공방전을 벌이는 가운데, 김 전 회장 측이 '검사 술접대' 유력 날짜를 언론에 공개했다.

김봉현 전 회장은 10일 변호인을 통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술 접대 날짜로 2019년 7월 12일과 같은 달 18일을 지목했다"며 "검찰이 제시한 관련자들의 휴대폰 포렌식 자료 및 통화 기록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봉현 전 회장 측은 "그 술집을 자주 방문했기에 딱 하루만 지목하기가 어려웠다"며 "압수된 관련자들의 통화 기록이 남아 있었고, 2019년 7월에 있었던 통화 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어(날짜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위 날짜 중 하나는 22시 59분 25초에 A변호사가 김 전 회장에게 4초간 전화를 걸어 통화했고, 23시 01분 57초에 재차 메시지를 보냈으며, 23시 18분 52초와 23시 19분 21초에 김 전 회장이 술집 종업원에게 전화를 걸어 2차례에 걸쳐 통화를 했다"며 "위와 같은 내용을 보면 A변호사가 김 전 회장에게 '지금 이 방으로 오면 된다'는 연락을 하고 김 전 회장은 술집 종업원에게 '이 방을 특별히 신경 써달라'는 연락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 내지 주장을 했다"고 했다.

그는 술 접대 유력 날짜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 '술 접대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A변호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봉현 전 회장 측은 "언론에 공개된 A변호사의 주장 및 술 접대 날짜 등에 관한 김 전 회장의 입장을 일부나마 밝힘으로써 김 전 회장 진술에 신빙성을 떨어뜨리거나 부정하려는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김 전 회장 측은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 각종 현안을 조사하고 챙기는 국회에서 청문회나 다른 형식의 장을 만들어 준다면, 국민들께서 궁금해 하시는 내용들을 소상하게 밝혀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 전 회장 측은 "그동안의 보도에 따르면 A변호사는 김 전 회장에게 술 접대 날짜를 즉시 공개할 것을 요청하면서 날짜를 김 전 회장이 제시하면 A변호사 내지 술 자리 참석자 등의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주장했다"며 "김 전 회장의 진술이나 주장에 A변호사 등이 반론할 것이 있다면 공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앞서 김봉현 전 회장은 옥중 입장문을 통해 "2019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현직 검사 3명에게 1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당시 술자리에 동석한 A변호사가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후배들'이라며 검사들을 소개해줬으며, 이 자리에서 만났던 검사 3명 가운데 1명은 실제로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법무부는 김 전 회장을 사흘간 조사한 뒤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재 서울남부지검에 '검사 향응·수수 의혹' 수사 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이 꾸려져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A변호사는 김 전 회장에게 현직 검사를 소개해주고 함께 술자리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