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수, 미투 의혹 이후 첫 공개석상…"개봉으로 마음의 짐 덜어"(종합)

영화 '이웃사촌' 언론 시사회 참석…사건은 공소시효 만료로 내사 종결

배우 오달수가 동료 배우들을 성추행했다는 '미투' 의혹이 불거진 이후 2년 8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소시효 만료로 정식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당시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11일 오후 영화 '이웃사촌' 언론 시사회에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오달수는 "영화가 개봉되지 못했다면 평생 그 마음의 짐을 덜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거제도에서 가족과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내가 생각을 많이 할까 봐 늘 옆에 붙어있었다"며 "영화에서 보이듯 가족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깨닫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단순하게 생각을 하려고 열심히 농사를 지었고, 언젠가는 영화가 개봉될 날이 오기를 기도하며 지냈다"고 했다.

이어 "많이 늦춰지고 시기도 안 좋지만, 개봉 날짜가 정해져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평생 짊어지고 갈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달수는 2018년 2월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부인했다가 실명을 건 추가 폭로가 나오자 사과하고 촬영 중인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등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촬영을 마친 영화들은 다른 배우가 재촬영에 들어가거나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오달수가 군부 정권 시절 가택 연금을 당하는 야당 총재를 연기한 '이웃사촌'도 그중 하나다.
그는 "빛을 못 볼 뻔했던 영화인데 다시 한번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달수는 지난해 8월 사건이 경찰에서 내사 종결되자 독립영화 '요시찰' 촬영에 임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사건이 내사로 종결된 것은 범죄 혐의가 없다거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것은 아니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언론을 통해 사건을 접하고 극단 주변 인물들을 면담하기는 했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 정식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달수는 "아침 9시에 나가 새벽 1시까지 하루도 안 쉬고 일주일 정도를 찍었는데 솔직히 너무 재미있었다.

그렇게 힘든 줄 모르고 재밌게 잘 찍었다"고 언급했다.

영화 '이웃사촌'은 '7번 방의 선물'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의 신작으로, 1985년 가택 연금을 당한 야당 총재와 옆집에서 도청하게 된 정보기관 도청 팀장의 이야기다. 오는 25일 개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