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사고능력을 키우기 위한 역사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사 에세이가 나왔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신간 '역사가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한울엠플러스)에서 역사적 사건의 원인과 배경, 책임에 관한 토론이 없었던 역사 교실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역사적 사건의 내용과 발생 순서를 단순히 외우게 하는 시험 위주의 역사교육이 전략형 인재 양성에 실패했고, 오늘날과 같은 국제질서 재편과정에서 그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역사교육 혁신을 주장하는 저자는 우리 역사에서 18개의 사례를 제시하며 전략적 관점에서 다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 660년 백제가 나당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멸망 위기에 몰렸을 때 동맹국 고구려가 아무런 조치도 안 한 이유는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백제의 위기를 외면한 고구려도 8년 후에 멸망했다.
고구려의 전략적 실패에 관한 토론은 없고 고구려와 백제중 누가 먼저 멸망했는지 묻는 문제만 접한 학생들이 전략적 사고능력을 갖추길 기대할 순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동학혁명 때 조선 조정이 청군을 불러들여 톈진조약의 상호출병 조항에 따라 일본군이 조선에 상륙, 청군을 격파하고 조선을 장악하는 길을 스스로 활짝 열어준 조선 조정의 어리석음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하느냐고 저자는 묻는다.
저자는 이런 질문들이 전략적 사고능력을 일깨우려는 시도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조선에서 개발된 세계 수준의 신기술을 조선 스스로 폐기해 일본에서 꽃을 피우고 일본을 부강하게 만든 점, 무역거점으로서 반도국의 지리적 이점을 포기한 해금 정책 때문에 척박한 땅에 갇힌 많은 백성이 굶주릴 수밖에 없었던 점 등 새로운 관점에서 조선의 오류를 지적한다. 특히 저자는 역사 기록이 승자의 왜곡과 동거할 수밖에 없으므로 논리적이고 상식적인 접근을 통해 역사를 승자의 왜곡에서 해방하는 것도 후세의 책무라고 주장한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중요한 역사적 갈림길에서 선조들이 내린 의사결정보다 나은 대안이 있었는지 검토하고 토론하는 것은 전략적 사고능력을 기르는 좋은 두뇌 훈련이라고 저자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