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고스란히 묘지로…과테말라, 산사태 매몰자 수색 중단

추가 산사태 위험 등으로 수색 지속 어려워…100명 이상 사망 추정
산사태로 흙더미에 파묻힌 중미 과테말라 마을이 고스란히 주민들의 묘지로 바뀌게 됐다. 과테말라 당국은 10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에타가 몰고 온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산악 마을 케하에서 생존자와 시신을 수색하는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과테말라 재난관리당국은 산사태 발생 지역의 지반이 불안정해 수색을 지속하기가 어렵다며, 국제 규정에 따라 중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테말라 중부 알타베라파스주에 위치한 케하에는 중미를 강타한 허리케인 에타로 폭우가 내리면서 지난 5일 산사태가 발생했다. 150채의 주택이 진흙더미에 파묻혔고, 집에 있던 주민들도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당국은 곧바로 구조 작업에 나섰으나 워낙 외딴 마을인데다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면서 현장에 도보로 접근하는 데에만 여러 시간이 걸렸다.

약해진 지반에 비도 이어지면서 추가 산사태 위험도 컸다. 정부는 이곳에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케하 주민 100명 이상이 숨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중 지금까지 8구의 시신만이 수습됐다.

당국이 수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흙더미에 파묻힌 마을은 그대로 주민들의 무덤이 됐다. 지방 정부는 케하 마을이 더이상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곳을 '묘지'를 뜻하는 '캄포산토'(Camposanto)로 선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과테말라 전역에서 확인된 허리케인 에타 사망자는 44명, 실종자는 99명이다.

에타는 온두라스와 멕시코, 니카라과, 파나마, 코스타리카에서도 많게는 수십 명의 사망자를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