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오바마케어 운명은…'보수 절대 우위' 대법원서 첫 심리

3번째 소송…핵심 쟁점은 '일부 무효냐 전체 위헌이냐'
보수 성향 2명 대법관 유지 시사…진보 성향 3명과 합치면 과반 “폐지 안 될 가능성”
바이든 "수백만 건보 빼앗는 잔인한 일" 유지 촉구…내년 상반기 결론
미국 연방대법원이 10일(현지시간)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전국민건강보험법(ACA)의 폐지 여부를 판단할 소송 심리에 들어갔다. 대법원이 보수 절대 우위 구조로 재편된 상태에서 위헌 여부를 가리게 됐지만, 보수 성향 대법관 2명이 유지 쪽에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폐지는 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텍사스주 등 18개 주(州)와 개인 2명이 오바마케어의 위헌성을 가려달라며 낸 소송의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앞서 2012년과 2015년에도 같은 취지의 소송이 제기됐지만 대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대법원의 이념 지형이 진보가 밀리지 않는 구도였다. 이날 변론에서 보수 성향 대법관 가운데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오바마케어 유지 쪽에 기운 듯한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 닐 고서치를 비롯한 나머지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은 폐지 쪽에 기운 것으로 보였으며 새로 대법원에 입성한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어느 쪽인지 읽기 어려웠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등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오바마케어 유지를 지지했다. 이대로라면 오바마케어 유지에 필요한 과반 5명이 확보된 셈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피고측에선 오바마케어가 폐지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와중에 2100만명이 의료보험을 잃을 수 있다며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심리일에 맞춰 유지를 촉구하는 회견을 했다. 그는 공화당을 겨냥해 "이 이념주의자들이 또다시 수백만명에게서 건강보험을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며 "잔인하고 불필요하게 분열적인 일"이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후보 시절 오바마케어 폐지에 반대하며 희망자에 대한 선택권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기존 법률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결론은 내년 상반기에나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