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직한데 믿음 받지 못하는 kt 불펜

후반기 불펜 1위인데…"계투 전력 좋지 않다는 평가" 걱정
프로야구 kt wiz는 올해 정규시즌 최강의 불펜 투수진을 자랑했다. 시즌 초반에는 마무리투수 이대은이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중간 계투가 흔들리면서 5∼6월 불펜 평균자책점이 6.10에 달했다.

10개 구단 중 9위였다.

그러나 7월 이후 주권을 중심으로 불펜이 다시 일어섰다. 이대은 대신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김재윤, 유원상, 전유수, 이보근 등 베테랑이 힘을 보태고 조현우 등 새 얼굴이 등장하면서 kt의 7∼10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4.03으로 전체 1위로 올라섰다.

불펜 안정화와 강한 타선이 시너지를 내면서 kt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 직행,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즐기게 됐다.

그러나 첫 가을야구에서 kt 불펜은 왠지 믿음을 받지 못하는 인상이다.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t는 외국인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중간 계투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팀 계투 전력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와 쿠에바스 카드를 생각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kt는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선발투수 소형준이 7회초 2사 1, 2루로 흔들리자 주권을 긴급 투입했다. 주권은 오재원을 삼진으로 잡아내 실점을 막았다.

8회초에는 주권을 바로 내리고 쿠에바스를 올렸다.

그러나 쿠에바스는 몸에 맞는 공과 희생번트, 내야안타 등을 내주고 2사 1, 3루에 몰렸다.

결국 마무리 김재윤이 조기에 투입됐지만, 김재윤은 김재환과 허경민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kt는 위기 상황에서 기존 불펜 투수들보다 쿠에바스가 더욱더 확실하게 팀을 구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10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5회초 시작과 함께 흔들렸다.

정수빈과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았다.

데스파이네는 위기를 탈출하지 못하고 오재일에게도 볼넷을 던져 결국 무사 만루에 몰렸다.

kt는 만루가 되고 나서 불펜 유원상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최악의 상황에 등판한 유원상은 김재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유원상이 승계 주자 득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이어서 등판한 이보근(⅔이닝 무실점), 조현우(1이닝 무실점), 전유수(⅔이닝 무실점), 주권(1⅓이닝 무실점), 김재윤(1이닝 무실점)은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 감독은 토종 선발투수 배제성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불펜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한다고 밝혔으나 그런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두산 마운드의 움직임과는 다소 대조적이었다.

두산은 3회말 선발 최원준이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솔로포를 맞자마자 불펜을 가동했다.

모두 20대 젊은 투수들이었다. 두산 불펜 김민규(1이닝 무실점), 박치국(2이닝 무실점), 홍건희(2⅓이닝 무실점), 이영하(1이닝 무실점)가 호투 행진을 벌이며 믿음에 부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