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런·이뮤노포지·오큐라이트…성과내는 길병원 의사 창업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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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시작된 연구중심병원 사업이 올해로 7년째를 맞으면서 창업에 나서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도 연구중심병원 성과를 바탕으로 벤처기업을 창업한 사례가 잇따랐다. 1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하고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세우는 등 내실있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평가다.
신 교수는 길병원 신경과 성영희 교수, 영상의학과 김응엽 교수와 함께 양성자 단층촬영(PET) 검사 없이 자기공명영상(MRI)만으로 파킨슨을 조기에 진단하는 AI 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세계 첫 모델이다.
파킨슨병을 진단하려면 MRI와 PET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물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신 교수팀은 AI를 활용해 뇌 MRI 검사 만으로 파킨슨병을 조기 진단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휴런에서 개발하는 이 소프트웨어는 올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았다. 국내 대학병원 등 10개 의료기관에서 대규모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2022년께 기술특례상장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세계적으로도 파킨슨병에 AI를 적용한 사례가 없다"며 "파킨슨은 물론 뇌신경질환을 조기 진단하는데 세계적 표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뮤노포지는 근감소증 치료제 관련 용도특허를 바탕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페이즈바이오로부터 신약 물질을 기술 이전 받았다. 근감소증 및 근위축증 관련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듀시엔형 근이영양증, 다발성근염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 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페이즈바이오는 이뮤노포지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보고 시리즈A에 참여해 이뮤노포지 주식을 4% 넘게 보유하고 있다.
이뮤노포지는 근감소증 치료제와 만성골수백혈병 치료제 등 희귀, 난치성 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을 네 개를 보유하고 있다. 110억원을 투자 받았고 70억원의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아 2022년께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 교수는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국내는 물론 미국, 영국, 일본의 제약회사 및 연구진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오큐라이트를 세운 것은 2017년이다. 안구 내 조명을 이용한 백내장 수술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것은 물론 보건복지부 보건신기술 인증도 받았다. 국내 의료진이 개발 한 수술법이 보건신기술로 인증받은 첫 사례다.
오큐라이트는 세계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5월 뉴저지에 미국법인을 세웠다. 올해 6월부터 제품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해 국내 대학병원 네 곳을 포함해 9개 병원에서 수술에 쓰고 있다. 길병원에서는 모든 백내장 수술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남 교수가 주도한 ‘조명 챠퍼를 사용한 백내장 수술과 기존 수술 비교 임상시험’은 지난 5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 과제로 선정됐다. 그는 "국내 안과에서 자생한 의료신기술이 국제적으로 백내장 수술의 표준치료가 될 가능성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했다.
정준원 교수는 환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내시경 도구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 ‘카이미’를 올해 2월 창업했다.
길병원의 연구중심병원 성과가 이들 창업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진료 경험을 창업으로 이어가는 의사 창업이 활발하다.김우경 길병원 연구부원장은 "2013년 연구중심병원 선정 이후 주요 연구 분야인 대사성질환 혁신 신약개발 및 뇌질환 진단기술 산업화 등 의료 전 영역에서 연구를 지속해 왔다"며 "세계적으로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연구 성과가 산업 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세계 첫 AI기반 뇌신경질환 예측 '휴런'
신동훈 길병원 신경과 교수가 2017년 세운 휴런은 보건복지부 연구 과제를 창업으로 연결한 기업이다. 지난해와 올해 진행한 시리즈A·B 단계서 183억 원을 투자유치하는 데 성공했다.창업의 바탕이 된 것은 2017년 진행했던 ‘중추신경계 질환을 위한 신약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바이오마커 개발’ 연구다. 파킨슨, 뇌졸중 환자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질환 예후를 예측하거나 진단하는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것이다.신 교수는 길병원 신경과 성영희 교수, 영상의학과 김응엽 교수와 함께 양성자 단층촬영(PET) 검사 없이 자기공명영상(MRI)만으로 파킨슨을 조기에 진단하는 AI 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세계 첫 모델이다.
파킨슨병을 진단하려면 MRI와 PET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물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신 교수팀은 AI를 활용해 뇌 MRI 검사 만으로 파킨슨병을 조기 진단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휴런에서 개발하는 이 소프트웨어는 올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았다. 국내 대학병원 등 10개 의료기관에서 대규모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2022년께 기술특례상장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세계적으로도 파킨슨병에 AI를 적용한 사례가 없다"며 "파킨슨은 물론 뇌신경질환을 조기 진단하는데 세계적 표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근위축증 신약개발 '이뮤노포지'
병원 의사 창업 기업인 이뮤노포지는 근감소증 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다. 안성민 가천대 길병원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장과 동아제약, LG생명과학 등에서 25년 넘게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 기술이전 경험을 쌓은 장기호 대표가 함께 이끌고 있다.이뮤노포지는 근감소증 치료제 관련 용도특허를 바탕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페이즈바이오로부터 신약 물질을 기술 이전 받았다. 근감소증 및 근위축증 관련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듀시엔형 근이영양증, 다발성근염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 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페이즈바이오는 이뮤노포지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보고 시리즈A에 참여해 이뮤노포지 주식을 4% 넘게 보유하고 있다.
이뮤노포지는 근감소증 치료제와 만성골수백혈병 치료제 등 희귀, 난치성 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을 네 개를 보유하고 있다. 110억원을 투자 받았고 70억원의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아 2022년께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 교수는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국내는 물론 미국, 영국, 일본의 제약회사 및 연구진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백내장 수술용 기구 표준개발 '오큐라이트'
남동흔 길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 수술을 할 때 의사,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개선한 기구를 개발해 창업했다. 기존 백내장 수술은 현미경 조명을 쓰기 때문에 밝은 빛이 일직선으로 조사돼 환자 눈부심이 심하다. 각막이나 망막이 손상될 위험도 높다. 남 교수는 수술용 챠퍼(수정체를 찍거나 이동시키는 용도의 기구) 끝에 조명을 달아 외부에서 현미경 조명을 켜지 않고 수술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환자 눈부심이 덜할 뿐 아니라 더욱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다. 남 교수는 10년간 연구를 거듭하며 수술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는 논문을 해외 학술지에 발표했다.그가 오큐라이트를 세운 것은 2017년이다. 안구 내 조명을 이용한 백내장 수술로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것은 물론 보건복지부 보건신기술 인증도 받았다. 국내 의료진이 개발 한 수술법이 보건신기술로 인증받은 첫 사례다.
오큐라이트는 세계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5월 뉴저지에 미국법인을 세웠다. 올해 6월부터 제품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해 국내 대학병원 네 곳을 포함해 9개 병원에서 수술에 쓰고 있다. 길병원에서는 모든 백내장 수술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남 교수가 주도한 ‘조명 챠퍼를 사용한 백내장 수술과 기존 수술 비교 임상시험’은 지난 5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 과제로 선정됐다. 그는 "국내 안과에서 자생한 의료신기술이 국제적으로 백내장 수술의 표준치료가 될 가능성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했다.
○추가 의사 창업도 기대
이들 뿐 아니다. 정경진 비뇨의학과 교수와 정준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창업 대열에 합류했다. 정경진 교수는 웨어러블 디바이드 헬스케어 제공 시스템과 발기부전 환자를 위한 기구 등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유에프유헬스’를 창업했다.정준원 교수는 환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내시경 도구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 ‘카이미’를 올해 2월 창업했다.
길병원의 연구중심병원 성과가 이들 창업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진료 경험을 창업으로 이어가는 의사 창업이 활발하다.김우경 길병원 연구부원장은 "2013년 연구중심병원 선정 이후 주요 연구 분야인 대사성질환 혁신 신약개발 및 뇌질환 진단기술 산업화 등 의료 전 영역에서 연구를 지속해 왔다"며 "세계적으로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연구 성과가 산업 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