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그날…화이자 CEO, 임상 발표날 주식 수십억어치 매각

화이자 대변인 "합법적 거래…규정따라 이뤄져"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의 앨버트 부를라 최고경영자(CEO)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효과에 대한 발표가 있었던 지난 9일(현지 시각) 자사 주식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1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인용해 불라 CEO가 지난 9일 주식 560만달러(약 62억원) 어치를 팔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날은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화이자 주가가 8% 가까이 급등했던 날이다. 화이자는 당시 독일 바이오앤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를 막는 데 90%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불라 CEO는 발표 이후 성명을 내 "감염률 신기록이 세워지고 병원 수용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경제 재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 세계가 백신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우리가 백신 개발에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글로벌 보건 위기 종식에 도움을 줄 돌파구를 제공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다"며 몇 주 안에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그는 또 C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00년간 가장 중대한 의학적 발전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하지만 악시오스는 해당 거래가 사전에 계획된 거래이기 때문에 합법적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화이자 대변인은 "이번 주식 매각은 지난 8월 제정된 'Rule 10b5-1'규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상장기업 내부 인사가 기업에 대해 보유한 주식을 정해진 가격이나 날짜에 매각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