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尹 자숙…秋 점잖아져야"

"통합·실용으로 바이든 당선"
지론 앞세우며 대권 도전 시사
정세균 국무총리(사진)가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것을 두고 “통합과 실용이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통합과 실용’은 정 총리가 평소 강조해온 정치 지향점이란 점에서 대권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총리는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자숙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세종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이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데 대해 “다른 생각보다는 지금 제게 주어진 책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미 대선 결과를 거론하며 “미국 국민들이 바이든 후보를 선택한 건 시대정신이 통합과 실용에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취임과 함께 ‘통합 총리’가 되겠다고 선언했고, 평소 실용적인 리더십을 강조해왔다.그는 같은 날 광주KBS와의 인터뷰에서도 “(차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될) 내년 3월에 어떤 말을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때 가서 보시죠”라고 답했다.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이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고 있는 윤 총장을 향해선 쓴소리를 했다. 정 총리는 “윤 총장이 고위공직자이고 가족도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자숙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착수한 데 대해서도 “공직사회의 적극 행정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추 장관도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점잖고 냉정했으면 좋겠다”며 “검찰 개혁을 위한 노력은 평가한다”고 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