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들지 않는 '영끌'…10월 가계대출 10.6조원 늘었다
입력
수정
지면A14
주담대 증가폭 석달째 6조원대지난 10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10조원을 넘어섰다. 가을 이사철에 들어선 가운데 전세난까지 번지면서 주택 전세·매매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2.5조↑
"주택자금 조달 위해 수요 몰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68조5000억원으로 9월 말보다 10조6000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폭 기준으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인 지난 8월(11조7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지난 9월 증가폭(9조6000억원)에 비해서도 1조원가량 많은 규모다.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09조4000억원으로 6조8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지난 8월(6조1000억원), 9월(6조7000억원)에 이어 3개월째 6조원대를 나타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지난달 말 258조2000억원으로 3조8000억원 불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었던 8월(5조7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9월(3조원)에 비해서는 8000억원가량 늘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0월 중 가계대출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제2금융권에서도 가계대출의 증가 흐름이 포착됐다. 지난달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카드대출을 중심으로 2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지난 9월 증가폭(1조3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이처럼 가계대출이 불어난 것은 주택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요가 몰린 결과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상당 폭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5~6일 진행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일반청약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조달 수요도 영향을 줬다.
기업대출도 급증했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975조2000억원으로 9월 말보다 9조2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이 사상 최대였던 지난 4월(27조9000억원)보다는 줄었다. 하지만 9월 증가폭(5조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1조원, 8조2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이 특히 급증한 것은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 은행의 정책금융지원이 늘어난 데다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려는 기업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은행 예금을 비롯한 수신 잔액은 10월 말 1892조4000억원으로 2조3000억원 늘었다. 9월 증가폭(41조1000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다. 기업들이 부가가치세를 납부하기 위해 예금 인출을 늘린 영향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