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여아 숨지게 한 母…지난달 '천사 엄마'로 방송 출연
입력
수정
친딸에 동생 만들어주려고 입양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가 지난달 한 방송에 '천사 엄마'로 소개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입양 한 달 만에 학대 시작돼
아동학대 신고 3번이나 있었지만 못 막아
A씨 가족은 지난 10월 1일 방송된 EBS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에 출연, 입양 사례로 소개됐다. 그러나 A씨 혐의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당시 방송에서 B양 이마에 멍 자국이 있었던 점 등이 회자되고 있다. 현재 EBS 측은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비공개로 전환한 상황이다.서울남부지법은 1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오전 10시 14분께 남부지법에 도착한 A씨는 "왜 아이를 방임했나", "학대 혐의 부인하나", "아이한테 할 말은 없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B양은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 온몸에 멍이 든 채 실려 왔다가 숨졌다. 당시 B양의 복부와 머리에 큰 상처가 있어 병원 관계자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이달 4일에는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에 의한 사망이라는 정밀부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B양의 부모는 이미 아동학대 의혹 신고로 경찰의 대질조사를 받는 등 관련 신고가 3번이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해 수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뒤늦게 밝혀진 CCTV 등 자료에는 A씨가 B양의 목을 잡아 올리는 등 폭행을 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양을 입양한 이유에 대해 "친딸에게 여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A씨의 B양에 대한 학대는 입양을 한 지 한 달쯤만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