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지리산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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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구름이 산 밑으로 내려왔다. 두 그루 나무는 산과 구름을 배경으로 다정하게 나란히 서 있다. 물을 댄 논에 지상의 풍경이 비치니, 현실과 비현실이 아늑하게 공존하는 세상이 펼쳐졌다. 사진가 임채욱이 지리산 둘레길을 따라가다 경남 하동 평사리에서 촬영한 것으로 ‘지리산 가는 길’ 사진전 전시작의 하나다.
임씨는 전북 남원 실상사가 지리산, 생명, 평화 등을 주제로 한 예술작업을 지원하는 ‘지리산 프로젝트’에 참가해 지리산의 여러 길을 걸었다. 임씨는 종주길, 둘레길, 실상사에 조성된 ‘실상길’ 등을 따라가며 지리산을 카메라에 담았다. 지리산을 걷는 기나긴 과정에서 작가는 성취와 성찰 그리고 자아발견의 경험을 했다. 그래서 임씨는 어머니 품처럼 방문자들에게 위안을 주는 지리산의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고 한다.작품들을 한지에 인화해 한국적 느낌을 극대화했다. 액자 뒤에 소리에 반응하는 스마트 LED를 설치해 관람객이 소리를 내면 빛이 사진을 비추도록 설계했다.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작품을 완성해 나가자는 의도다. (악양문화센터 18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