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놓고 스마트폰 보는 '레벨3' 자율車 나온다

혼다, 연내 세계 최초로 판매
BMW도 내년께 '레벨3' 출시

일본 혼다자동차가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서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도 운전이 가능한 ‘레벨3’ 자율주행차를 올해 안에 출시한다. 시판되면 지금까지 나온 자율주행차 중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혼다는 일본 국토교통성으로부터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자동차의 시판을 승인받았다고 11일 발표했다. 세계에서 정부 시판 승인을 받은 레벨3 자율주행차를 내놓은 것은 혼다가 처음이다. 혼다는 고급 세단인 ‘레전드’에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할 계획이다. 정확한 판매 시기와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가격이 1000만엔(약 1억6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은 운전자의 관여도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한다. 운전자가 운전의 주체이면서 운전대와 가속페달, 브레이크 등 일부 기능을 자동차 시스템이 제어하는 레벨1~2 자율주행차는 이미 판매되고 있다. 레벨3부터는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능이 운전의 주체가 된다. 혼다의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은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서 운전대와 가속페달, 브레이크 조작을 시스템에 맡긴 채 시속 50㎞로 달릴 수 있다. 운전자는 긴급상황에서 즉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부터 운전대를 넘겨받는 자세를 갖추기만 하면 전방에서 시선을 떼고 스마트폰을 조작하거나 TV를 시청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규제를 완화해 자동차 기업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4월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자동차가 일반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했다.

혼다를 필두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자율주행차 개발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BMW는 내년 레벨3 자율주행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독일 아우디와 미국 포드는 레벨4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