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연체율 '사상 최저'…코로나 착시?

9월 0.3%…전월보다 0.07%P↓
만기연장·분기말 효과 등 겹쳐
고용 나빠져 10월엔 오를 수도
코로나19 피해 기업과 개인에 대한 만기 연장 등의 영향으로 국내 은행의 9월 말 기준 대출 연체율이 2007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국내 은행들의 원화 연체율은 0.3%로 종전 최저치인 지난 6월 말(0.33%)보다 0.03%포인트 내려갔다. 연체율은 은행의 전체 대출 중 원리금을 1개월 이상 갚지 못한 대출 비중이다. 1년 전(0.44%)보다는 0.14%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9월 전체 기업 대출 연체율은 0.37%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0.28%, 0.40%로 전년 9월 대비 0.36%포인트, 0.16%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2%로 작년 9월에 비해 0.07%포인트 하락했다.

매 분기 말 은행들은 연체 채권을 평소보다 많이 회계상 손실처리(상각)하거나 매각한다. 연체율이 떨어지는 요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피해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등의 지원 효과가 겹치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조만간 집계될 10월 연체율부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고용 상황이 점차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수는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 연속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9개월 연속 감소) 후 가장 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3월 대출 만기 연장 조치가 만료되는 시점부터는 연체율이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