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컨선 3척 조기 투입…'해운대란' 숨통 트이나

현대重서 3척 연내 인도 받기로
5년내 적재량 30% 확대 추진
국내 유일의 원양 국적선사 HMM(옛 현대상선)이 새 컨테이너선 3척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투입한다. 선박 부족과 해상 운임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5년 내 HMM의 선복량(적재량)을 30% 이상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해운·조선업계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HMM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내년 상반기 인도받기로 한 1만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8척 중 3척을 연말께 받아 주요 항로에 투입한다. 선박 인도 대금은 금융리스와 산업은행 등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배 건조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계약 조건만 맞으면 조기 인도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HMM은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의 다른 선사들과 선박을 투입할 노선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동맹 선사들의 반대가 없다면 HMM은 이 배들을 수출기업의 수요가 몰리는 미국 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다. HMM은 삼성SDS 판토스 등 물류기업들의 요구에 예정했던 정기 서비스까지 취소하며 지난 8~10월 북미 서안 항로에 컨테이너선 4척을 임시 투입했다. 하지만 기존 보유 선박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HMM은 1만6000TEU급 선박에 싣기 위한 새 컨테이너 박스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최근 발주했다. 총 2290억원을 들여 드라이(일반 철제) 컨테이너 박스 4만3000대, 리퍼(냉동·냉장) 컨테이너 박스 1200대 등 총 4만4200대를 구입하기로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통상 컨테이너를 발주하면 받는 데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며 “최근 주문이 밀려 있어 배를 빨리 받더라도 컨테이너 인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는 HMM이 컨테이너선 보유량을 더 늘리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받으면 HMM의 선복량은 85만TEU로 늘어난다. 해양수산부는 금융지원 등을 통해 이를 2025년 112만TEU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계획이 실행되면 국내 해운업체들의 선복량은 2017년 2월 한진해운 파산 직전 수준(105만TEU)을 넘어서게 된다.새 컨테이너선 발주는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도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는 2022년까지 해운사·조선사·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선주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자금이 부족한 선사들에 배를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최만수/성수영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