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집값 들썩…지방, 8년만에 최고 상승

실수요자들 대거 매수로 돌아서
부산 해운대자이 한달새 3억↑
사진=연합뉴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매수로 돌아서면서 전국의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지난주 지방 아파트 매매와 전세 가격 상승률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전용면적 84㎡는 최근 신고가인 15억원에 거래됐다. 작년 말 거래가(8억7000만원) 대비 두 배 가까이로 올랐다. 해운대구 해운대자이2차 전용 84㎡도 최근 최고가인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보다 3억원 뛰었다.대구 대전 울산 등의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빌리브범어 전용 84㎡는 지난달 신고가 15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7월보다 2억5500만원 올랐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1단지 전용 84㎡도 최근 직전 가격 대비 1억4000만원 뛴 12억원에 팔렸다.

한국감정원 발표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9일 기준) 지방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7% 올랐다.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부산 대구 대전 울산 광주 등 지방광역시 집값 상승률도 전주 0.29%에서 0.39%로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부산이 전주 0.37%에서 0.56%로 급등했다. 대구(0.39%) 대전(0.37%) 울산(0.35%) 등도 많이 올랐다.

울산·대구·부산…지방 전셋값도 신기록 행진
임대차법 시행후 매물 씨말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9일 기준) 지방 전셋값 변동률도 전주 대비 0.29%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방 광역시는 전주 0.27%에서 0.33%로, 지방 8개 도는 0.17%에서 0.22%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지방에서도 수도권과 똑같이 전세 매물이 증발하고 있다.

지방에서 가장 전셋값이 많이 오른 지역은 세종(1.16%)이었다. 이어 울산(0.56%) 부산(0.35%) 대전(0.34%) 대구(0.33%) 광주(0.12%) 등의 순이었다.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1단지’는 전셋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 단지 전용 84㎡형은 지난달 전세 최고가인 5억5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직전 거래가(3억9900만원)보다 1억5100만원이나 뛰었다. 울산 남구 야음동 ‘울산번영로두산위브’도 전세 최고가가 5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8000만원 올랐다.단지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올초까지만 해도 전용 84㎡ 전셋값이 3억원대였는데 지금은 매물도 없고, 나와도 5억원 이상”이라며 “전셋값에 돈을 보태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대구는 학군 수요가 몰린 수성구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수성구 범어동 ‘범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 전세는 지난달 최고가인 6억7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직전 거래가(8월·5억6000만원)보다 1억1000만원 뛰었다. 같은 지역 ‘범어SK뷰’ 전용 84㎡도 이달 8일 전세보증금 6억원에 계약이 이뤄져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둘째주 0.27% 상승해 전주(0.23%)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0.14% 상승해 72주째 오름세를 보였다.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전주 0.17%에서 0.21%로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은 0.02%로, 2주 연속 같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중랑구(0.04%) 강북구(0.04%) 노원구(0.03%) 등 중저가 아파트가 모인 지역은 강세였고, 강남·서초·송파구 등은 보합(0.00%)이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