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철책 월남' 의문 여전한데…합참 "추가 설명 계획 없다"

센서 미작동 원인 규명 중…감시장비 포착 장면은 일부 저장안돼
"경계시스템 노출 우려"…태안 밀입국·탈북민 월북 땐 경위·루트 상세히 설명
군 당국이 강원도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철책 월남 사건과 관련, 당시 해당 부대의 작전상황과 감시장비 상태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비태세검열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경계 시스템에 대한 노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추가로 설명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조사 상황과 관련해선 "현재 과학화경계시스템 전반에 대해서 (해당) 업체를 포함해 합동실사를 통해 기술적인 문제를 포함해 광망의 기능상태, 기능 발휘 상태를 면밀히 진단하고 있다"며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월남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4일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을 해당 부대에 파견해 현재 9일째 북한 남성 A씨가 이중철책을 넘을 당시 광망(케이블) 센서가 울리지 않은 이유와 당시 작전 상황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 실장의 발언은 조사를 마무리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해선 별도로 공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런 입장은 과거 경계실패 당시 군의 언론 대응과 대비된다.

지난 7월 탈북민이 훼손된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시간대별 상황은 물론, 당시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이 프로그램 오류로 일부 저장되지 않은 경위까지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당시 백그라운드브리핑(익명을 전제로 한 대언론설명)에서는 비공개를 전제로 TOD 영상까지 일부 공개했다.

이보다 앞서 5월 소형 모터보트를 이용한 중국인들의 태안 밀입국 사건 당시에도 백그라운드브리핑을 통해 검열 결과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의 경우 광망 센서가 울리지 않은 점이 확인된 데다 당시 군 당국이 A씨가 철책을 넘는 장면을 TOD로 실시간 포착을 하고도 신병 확보는 14시간이 넘게 걸린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또 TOD 영상은 통상 자동 녹화되도록 돼 있지만, A씨 월책 과정 일부가 저장되지 않는 등 장비상 문제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철책을 넘은 이후의 (TOD) 영상만 녹화된 것이 확인됐다"며 "당시 TOD 운용병이 자동녹화 되지 않은 것을 인지 후 수동으로 조작하여 월책 이후 부분만 녹화된 것"이라며 장비 문제를 포함해 과학화경계시스템 전반에 대한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서욱 장관도 지난 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철책 뒤에서 검거했기 때문에 그렇게 잘 된 작전이라고 말하지는 않겠고 아쉬운 점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그럼에도 김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거듭된 관련 질의에 "우리의 작전 분야에 대해서 우리의 작전 반응시간이나 그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