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조두순 피해자 가족 결국 안산 떠난다…가슴 먹먹"

"국가가 피해자를 위해 한 것 많지 않았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제주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는 조두순 피해자의 가족이 안산을 떠난다는 소식에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전했다.

원희룡 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범죄자가 범행 지역으로 버젓이 돌아오고, 피해자가 아픔을 안고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피해자를 위해 한 것 많지 않았다"

"참으로 안타깝다. 얼마나 어려운 결심이었을까"라고 입을 뗀 원희룡 지사는 "12년 전 조두순 사건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일으켰던 아픈 사건이었다. 특히 주취자, 심신미약자란 이유로 감형이 이루어져 많은 국민이 더욱 분노했었다"면서 "이후 13세 미만 아동 성폭행 공소시효가 폐지되고 양형기준도 10년 이상 또는 최대 무기징역으로 늘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 제도를 다시 다듬었지만 조두순의 출소기한이 다가올 때까지 정작 피해자를 위해 한 것은 많지 않았다"며 "담당 공무원은 계속 교체됐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협동조합 카페 하우스(How's)에서 열린 'AI(인공지능) 혁명과 미래 교육' 토론회 AI 활용 교육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의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해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원희룡 지사는 "조두순이 다시 피해자 가족 인근으로 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피해자를 또다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저도 딸 둘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많은 부모님들의 불안하고 답답한 심정을 함께 느끼고 있다"며 "아동 성범죄자의 사회적 격리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침해 소지로 논란이 있다면 적어도 피해자와의 격리라도 취해야 한다"며 "성범죄로부터 자녀가 안심할 수 있도록 법제도망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