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흉내 못낼 전문성 더 키워라…끊임없는 자기계발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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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재포럼 2020 - AI와의 공존세계 최대 인적자원(HR) 분야 포럼인 ‘글로벌인재포럼 2020’이 지난 1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각계각층 오피니언 리더로 구성된 70여 명의 연사들은 ‘인간과 인공지능(AI)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란 질문에 “두려움을 버리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조력자’로 활용하면 된다”는 명쾌한 답을 제시했다. ‘AI는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분석부터 AI 시대 교육과 조직관리, AI 활용법 등과 관련한 실용적인 조언도 내놨다. 이번 글로벌인재포럼 연사들의 통찰이 담긴 발언을 모아 5대 제언으로 정리했다.
■ 5대 핵심 제언
(1) “AI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연사들은 공통적으로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란 과도한 환상,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공포를 버리라고 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 교수는 “AI는 기계와 인간, 환경을 조금 더 지능적으로 만드는 방법론일 뿐”이라며 “AI를 잘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면 된다”고 강조했다.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인 ‘지력’을 갖춘 인간이 AI를 제어할 수 있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정보를 판단하는 도구로서 인간과 AI 간 차이가 좁혀질 수 있지만 도구를 활용하는 데선 인간을 따라올 수 없다”고 했다.
AI로 인한 혼란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노 마사미치 경제협력개발기구(OCED) 사무차장은 “AI 알고리즘을 통한 의사결정이 잘못됐을 경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 “인간만의 전문성 더 키워라”
AI 시대 본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해법으로는 ‘전문성’이 꼽혔다. 마틴 플레밍 전 IBM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I로 대체하지 못하는 전문성을 가진 인간은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된다”며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진희 마이크로소프트 필랜트로피 아·태지역 총괄은 “AI 시대에 전문성을 인정받아 이직하면 임금이 10% 정도 상승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필요한 인재상으론 ‘융합형 전문가’가 꼽혔다.(3) “평생교육은 사치 아닌 필수”
AI 시대엔 인재 육성법과 교육 방법도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AI 관련 원천 기술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는 관례가 자리 잡고 있는 영향이 크다. AI가 학교가 아니라 온라인 공간을 통해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정지훈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CVO)는 “공통의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가 혁신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디지털 변환 등에 대한 ‘평생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컸다. 싱가포르 교육기관 스킬스퓨처의 마이클 펑 부대표는 “인생 초반 12년에 집중되는 기존 교육으론 4차 산업혁명의 파괴적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며 “평생교육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폴 김 미국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원장은 “컨베이어벨트 같은 학교 교육 대신 학생들이 AI의 답에 비판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 “AI 활용한 산업을 키워라”
사람들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상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AI 석학 마이클 조던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승객과 기사를 연결해주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은 AI를 활용한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임영익 인텔리콘연구소 대표는 “AI는 결국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자연(언어)처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법률 등 AI 접목이 어렵다는 편견과 선입견이 있는 분야에서 기술 트렌드가 접목되면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5) “AI시대엔 직원들도 리더처럼”
원격·재택근무 확산으로 ‘누구나 리더처럼 일하는 문화’가 중요해졌다. 강승훈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롭게 바뀐 환경은 사람 하나하나가 리더가 돼야 하는 상황에 가깝다”며 “이끄는 리더십보단 리더를 만드는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경쟁력을 키우려면 직원 만족도를 먼저 높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현희 한국IBM 인사부 전무는 “직원들의 능력과 기술이 곧 ‘돈’”이라며 “기업이 직원 경험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황정수/이승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