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연광철-피아니스트 김정원, 독일 가곡으로 뭉쳤다

앨범 발매 이어 예술의전당서 듀오 리사이틀
최고의 바그너 가수라는 평가를 받는 베이스 연광철(55)과 중견 피아니스트 김정원(45)이 '독일'을 배경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독일 가곡 16곡이 담긴 앨범을 오는 17일 발매하고, 24일에는 예술의전당에서 '향수'를 주제로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독일어권 성악가의 최고 영예인 '캄머쟁어(궁정 가수)' 칭호를 받은 연광철은 20년 넘게 해외 무대를 누빈 세계적인 베이스다.

오스트리아 빈이 제2의 고향이라는 김정원 역시 독일어에 능통하며, 독일 문학과 가곡에 조예가 깊다. 연광철이 음반을 내기 위해 녹음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무대에서 바쁘게 활동하느라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이유도 있지만, 현장에서 관객과 소통해야 한다는 음악적 신념 때문이기도 하다.

연광철의 이름으로 이전에 나간 앨범은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정명훈과 녹음한 '겨울나그네' 연주 실황 음반과 해외에서 발매된 오페라 실황 음반뿐이다. 두 사람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시대에 앨범과 무대로 클래식 애호가들과 만날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유학을 떠난 김정원은 "그때는 고국에 대한 향수가 아픔이었다"며 "지금은 오히려 빈이나 유럽에 대한 향수가 어렸을 때 느낀 고국에 대한 향수를 능가할 만큼 짙다"고 독일 가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앨범 작업에 리사이틀 무대까지 함께 준비하는 두 사람은 호흡에도 만족감을 표했다. 연광철은 "피아노와 노래가 만드는 사운드의 그림이 서로 맞는 게 제일 중요한데 많은 부분에서 서로 공감할 수 있었다"며 "굉장히 편안한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원도 "선생님은 편한 형처럼 느껴졌다가 어느 순간에는 어렵고 거리가 느껴지기도 하는 베토벤 같다"며 "열린 상태에서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셨다.

열려있는 완벽주의자다"고 말했다.

이들은 앨범 수록곡을 정할 때 처음에는 한국 가곡도 검토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가곡은 작곡가들의 DNA가 비슷한 점이 많아 편곡 등 추가 작업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는 독일 가곡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슈베르트와 슈만, 브람스, 슈트라우스의 작품들이 실렸다. 이들은 곧 열릴 리사이틀에서는 독일 가곡에 향수를 못 느낄 수도 있는 관객들을 위해 한국 가곡들도 공연 마지막에 선보일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