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다그친 정성호 "온종일 피곤"…秋 "우린 민주당 동지"

추미애 향한 일침 직후 친문에게 시달린 정성호
추미애 "우리는 동지…개혁 절실함 이해해달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장관님 정도껏 하십시오. 좀!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에게 일침을 가했던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마디 했더니 온종일 피곤하다"고 밝힌 가운데 추미애 장관은 그를 향해 "우리는 민주당 동지"라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추미애 향한 일침 직후 친문에게 시달린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정성호 의원은 앞선 12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추미애 장관이 특활비 관련 야당 의원 질의가 끝나기도 전에 답변에 나서 설전을 벌이는 일을 반복하자 "장관님 정도껏 하십시오, 좀!"이라고 발언했다. 이후 정성호 의원은 여권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하루 동안 욕설·항의 문자 폭탄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정성호 의원은 이튿날인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체회의에서)내년도 예산의 0.1%도 안 되고 예결위 전체 질의의 1%도 안 되는 특활비(특수활동비) 논쟁만 부각됐다"며 "민생 예산이 어떻게 논의되었는지는 아무도 관심이 없고 모른다"고 적었다.

이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며 "본질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정성호 국회 예결위원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우리는 동지…너그러이 봐달라"

추미애 장관은 이에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성호 의원에게 "한마디 말씀으로 온종일 피곤하셨다니 민망하고 송구하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국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추미애 장관은 "국회 활동을 경험하고 국무위원으로 자리가 바뀐 입장에서 볼 때 우리 국회가 시정해야 할 문제도 부정할 수 없다"며 "인사청문회가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질과 정책역량을 검증하기보다 인신공격과 망신 주기 때문에 자질을 갖춘 분마저도 쉽사리 국무위원 후보 되는 것부터 망설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찬가지로 공개된 회의에서의 질의나 토론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장관에게 고성으로 반복된 질문을 퍼부으며 답변기회를 주지 않고 윽박지르고 모욕을 주는 것을 바꾸지 않으면 심한 자괴감도 들고, 지켜보는 국민 입장에서도 불편함과 정치혐오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노라'고 도종환 시인(현 민주당 의원)께서 말씀하셨듯 흔들리지 않고 이루어지는 개혁이 어디 있겠나"라며 "그 길에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한 민주당 동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 오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모두가 개혁을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인한 것이라 여기시고 너그러이 받아달라"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