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대세는 전기차?…서학개미, 관련주 1000억 사들여

테슬라 선호 유지 속 샤오펑·니오·리오토 등 中업체 순매수액↑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에도 관심 이어져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끝난 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전기차 업체의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11월 9일∼13일) 투자자들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을 3천109만달러(한화 약 346억원) 어치 순매수해 화이자(3천629만달러)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다.

테슬라(3천106만달러)가 그 뒤를 이은 가운데 또 다른 중국의 전기차업체 니오(1천245만달러)·비야디(1천74만달러)·리오토(675만달러) 등을 순매수했다.

미국의 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455만달러)를 더하면 국내 투자자 순매수 상위 50위권에 포함된 전기차 기업 6개사의 합산 순매수액이 9천663만달러(1천76억원)에 달한다.바이든의 당선 이후 투자자들은 그의 대대적인 친환경정책의 수혜주로 꼽히는 전기차 기업의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달 초 중국 정부가 2025년 자국에서 판매되는 친환경차의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는 등 각국이 발 빠르게 친환경차 보급 계획을 내놓는 모습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 전기차 업체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특히 샤오펑·니오·리오토 등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3인방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0월부터 테슬라(-4.78%)가 주춤한 사이 샤오펑(109.2%), 니오(110.0%), 리오토(79.4%)의 주가는 2배 내외로 뛰어올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들 기업의 주가가 상승한 가장 큰 원동력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재개"라며 "지난 7월 이후 전년도 기저 효과와 신차 출시에 힘입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7월 한 달 동안 유럽에 빼앗겼던 글로벌 1위 시장 지위를 되찾았다"고 진단했다.실제 샤오펑은 지난 3분기 매출이 2억9천310만달러(3천246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343% 늘어났다.

판매량은 8천578대로 지난 2분기 대비 166%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아직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샤오펑의 주가는 지난 12일 33.4% 급등했다.

리오토(27.3%), 니오(12.1%)의 주가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향후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송선재·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시장의 가장 특징적인 면은 전기차 시장의 가속화"라며 "최근 중국 내 신에너지 차량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 새로운 미국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고려할 때 정책 효과에 의한 고성장 기조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임은영 연구원도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미국 시장은 바이든의 당선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며 "중국과 유럽의 수요 견인이 이어지면서 내년 전 세계 전기차 예상 판매량은 370만대로 올해 대비 38.6% 증가해 전체 자동차 수요 내에서 4.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 매수 계속
지난 한 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식도 계속 사들였다.

미국의 최대 신재생에너지 기업 넥스테라에너지(584만달러), 친환경 에너지 생산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iShare S&P Global Clean Energy ETF'(470만달러)가 지난달에 이어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태양광 발전 인버터를 생산하는 솔라엣지 테크놀로지(438만달러), 연료전지 생산업체 블룸에너지(354만달러)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 진코솔라 홀딩스(520만달러), 태양광 전지 및 모듈업체 론지솔라(359만달러) 등 중국 업체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투자자들은 중국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ETF('Global X China Clean Energy ETF')도 522만달러(58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에서 바이든의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이 부각되며 주식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 업종이) 테마주로 부상했다"며 다만 "아직은 친환경 산업을 대표할 만한 뚜렷한 대형주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그러면서 ETF 내 중·소형주 비중이 높고 편입 종목이 제한된 점, 주가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감, 높은 주가 변동성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