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집회탓에 GDP 줄었다? 前 통계청장이 따져보니…

8·15 집회가 경제성장률을 크게 깎아먹었다던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의 발언에 반박하는 주장이 15일 나왔다. 통계를 따져보면 민간소비 축소(코로나 재확산)보다 건설투자 하락(부동산 정책 실패) 영향이 더 컸다는 것이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8·15 집회 때문에 3분기 GDP 증가율이 부진했다는 것은 경제적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은 정치적 발언"이라고 했다. 광복절 집회가 3분기 GDP 증가율을 0.5%포인트 감소켰다는 이 수석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유 의원은 2015~2017년 통계청장을 역임한 통계 전문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국내 GDP 증가율은 1.9%를 기록했다. 민간소비 성장기여도가 2분기 0.5%포인트에서 3분기 0.0%포인트로 떨어졌다. 하지만 광화문 집회로 인한 코로나 재확산 때문이 아니라 1분기 민간소비 급락에 따라 2분기 증가율이 반등한 여파라는 게 유 의원의 주장이다. 1분기 민간소비(전기 대비)는 6.5% 줄어든 뒤 2분기엔 1.5% 다시 늘었다. 급락 후 반등한 증가율이 3분기에도 지속되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3분기 민간소비는 2분기보다 0.1% 감소했다.
유 의원은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는 광화문 집회 이전인 7월에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고 했다. ①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 전월대비)가 5~6월 급증한 후 7월에 6% 감소했고 ②서비스업생산지수(계절조정 전월대비)는 7월 0.3%로 5~6월의 빠른 증가세(2%대)에 비해 낮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집회 이후인 9월엔 소매판매액지수와 서비스업생산지수가 오히려 올랐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이 수석 주장대로 성장률 하락이 (광화문 집회로 인한) 민간소비 둔화 탓이라면 광화문 집회보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성장세 부진의 주된 요인일 것"이라고 했다. 3분기 건설투자 성장 기여도 하락분이 –0.7%포인트로, 민간소비 하락분보다 오히려 크다는 것이다.
3분기 성장률이 그나마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었던 요인은 수출 성장기여도가 2분기 –4.8%포인트에서 3분기 4.1%포인트로 반전된 영향이라고 유 의원은 분석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통계 설문이 잘못된 탓이라고 하고, 계층 간 양극화가 벌어지자 통계 표본이 잘못된 것이라 변명하더니 이제는 GDP가 저조한 게 국민 탓이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