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첫 東아시아계 여성단장…"이기는 문화 이끌 것"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첫 여성 단장이 나왔다. 여성이 북미 남성 스포츠구단 단장직을 맡은 것은 야구를 비롯해 축구 농구 풋볼 등 전 종목을 통틀어 처음이다.

미국 프로야구 구단 마이애미 말린스는 13일(현지시간) 킴 응 MLB 사무국 운영부문 수석부사장(51·사진)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계 미국인 여성인 응은 MLB 사상 팀 단장에 오른 역대 최초 동아시아계 미국인 기록도 세웠다.

응은 야구계 프런트 30년 경력자다.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인턴으로 입사했다. 이후 화이트삭스 운영부국장을 거쳐 29세 나이에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의 부단장에 올랐다. 양키스에서 1998∼2000년 월드시리즈 3연패를 이끈 그는 2002년 또 다른 명문 구단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서 부단장을 지냈다. 2011년엔 MLB 사무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응은 그간 여러 구단의 단장 후보로 꼽혔으나 첫 여성 단장에 이르는 길은 쉽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응은 2005년 다저스를 시작으로 뉴욕 메츠 등 최소 7개 구단과 단장직 면접을 봤지만 그간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개중엔 응보다 경험과 경력이 부족한 남성들이 자리를 차지한 경우도 많았다”고 보도했다.

응은 이날 성명을 통해 “처음 업계에 발을 들였을 때는 여성이 MLB 팀을 이끄는 일이 없을 것 같았으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힘을 다했다”며 “이번 도전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이 원하는 대로 ‘이기는 문화’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