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양대 항공사를 합치는 방안은 정부 내에서도 공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아주 상식적으로 얘기했을 때 좋은 방안이면 정부로서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13일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에서 자금 투입의 최소화, 경영이 어려운 기업의 정상화 지원을 통해 고용 안정을 꾀한다든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지 등의 측면에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현실적으로 대한항공 말고는 답이 없다는 정서가 많다"면서 "인수·합병(M&A) 성격상 시간을 길게 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16일 산경장 회의가 끝나면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 주체는 정부 또는 산은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도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한다.
이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특히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 문제를 고리로 혈세 투입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위가 제주항공-이스타항공 합병 등을 승인한 것과 같이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할 경우 대한항공과의 결합을 허용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정부가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한 기업을 위해 산은이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는 꼴이 되는 셈이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각을 세워온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하는 점도 변수다.
KCGI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산은의 한진칼 제3자 배정 증자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주주연합은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합이 목적이라면 대한항공에 지원하면 될 것"이라며 "부채비율이 108%에 불과한 정상 기업 한진칼에 증자한다는 것은 명백히 조원태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우호 지분이 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강행한다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제3자 배정보다는 기존 대주주인 우리 주주연합이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우선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KCGI는 "우리는 지난 5월 이후 이런 의지를 여러 차례 회사에 전달했고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청약에 1조원 이상 규모로 참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