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홀로서기…LG서 상사·판토스·하우시스 계열 분리

구본준 LG그룹 고문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광모 현 LG 회장이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재계에선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계열 분리 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점은 이달 말이 유력하다.

현재 LG 지주사인 (주)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쥔 최대 주주다. LG상사는 그룹의 해외 물류를 맡는 판토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계열에서 분리할 LG상사의 시가총액은 7151억원, LG하우시스는 5856억원 규모다.

구본준 고문은 (주)LG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는 약 1조원 정도로, 구본준 고문은 이를 매각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할 것으로 전망된다.구본무 고문이 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에 나서는 것은 현재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LG그룹은 계열 분리 사전작업을 조금씩 해왔다.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주)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다. 또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을 매각했다.

구본무 고문의 계열분리는 선대부터 이어온 LG그룹의 전통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그간 LG그룹은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동생들이 계열사를 분리해 나가는 ‘형제 독립 경영’ 체제 전통을 이어왔다. LG그룹 측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