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앓고 난 뒤 15% 불안·우울 호소

뇌졸중을 겪고 난 환자는 통증이나 근골격계 문제 등으로 목욕, 외출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불안이나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하고 근육이 긴장되고 뻣뻣해지는 경직 증상도 심해진다. 뇌졸중 후 다양한 증상이 나빠지는 것을 주관적 악화라고 한다. 이런 증상이 뇌졸중 발생 후 6~12개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재활치료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백남종·김원석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2014~2015년 급성기 뇌졸중 후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 197명을 대상으로 ‘뇌졸중 후 체크리스트’를 조사했다. 뇌졸중이 발생한 뒤 3개월, 6개월, 12개월이 됐을 때 각각 설문조사를 했다.체크리스트에는 일상생활 동작, 이동, 경직, 삼킴, 통증, 낙상, 의사소통, 불안·우울, 인지 기능 등의 증상이 포함됐다. 환자가 이들 증상을 호소했는지 등을 답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주관적 악화를 호소하는 비율은 뇌졸중 후 6개월 시점에 가장 높았다. 대부분 항목에서 10% 이상의 환자가 증상을 경험했다.

이동에 대한 어려움(17.1%), 불안·우울감 악화를 호소(16.0%)하는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일상생활 동작, 통증, 인지 기능 악화도 많이 경험했다. 뇌졸중 발생 후 취미생활, 레저활동, 일 등을 못하게 됐다고 호소한 환자도 15%를 넘었다.

이런 증상 악화는 삶의 질 저하에 영향을 줬다. 특히 이동을 제대로 못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것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렸다. 김 교수는 “경직 및 통증, 우울증, 인지 기능 악화도 환자의 삶의 질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관적 악화는 다양한 증상과 연관된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백 교수는 “뇌졸중 발생 6~12개월까지는 뇌와 신체 기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시기”라며 “이때 다양한 주관적 악화를 경험하는 환자가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재활의학과 등과 적절한 협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Stroke & Cerebrovascular Diseases)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